지역축제, 이벤트 행사 탈피
주민참여 새로운 통로 만들자
지역축제, 이벤트 행사 탈피
주민참여 새로운 통로 만들자
  • 오윤미 기자
  • 승인 2009.07.08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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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불붙은 캐릭터 전쟁 ⑤전문가 대담

전문가들은 문화산업 붐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데 목소리를 같이 한다. 일상의 쉼표 역할에 머물렀던 생활의 ‘문화’가 시대를 이끄는 산업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문화생활과 문화산업을 잇는 매개체 중 하나가 바로 지역 축제다.

지역민의 문화욕구 충족과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효과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지역 축제는 지역의 ‘효도 상품’이다. 더욱이 지역 정체성과 이미지로 직결되는 캐릭터 등 문화 산업은 지자체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지역의 경제적 효용가치를 떠나 지자체장의 치적 쌓기로 악용되고 있는 지역 문화산업의 현주소는 암담하고 처참하다.

▲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한산대첩 축제중 한산대첩 재현 모습. ⓒ(재)한산대첩 기념회 사무국장

단체장이 바뀌는 순간 지역의 ‘얼굴’도 함께 바뀐다. 이전에 추진했던 판을 뒤집고 새 판을 짜는 일부터 시작한다. 단기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문화산업의 특성상 단체장의 이 같은 마인드는 지역문화산업을 뒷걸음치게 하는 1순위다.

축제가 문화산업의 전부인 양 협소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문제다. 판에 박은 듯 똑같은 축제와 되풀이 되는 고증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혼자 먹기도 부족한데 구태여 다른 지역과 나눠먹을 이유가 없다는 지자체들의 잇속 챙기기엔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상업마인드가 깔려있다. 문화는 더 이상 보존돼야 할 가치가 아니라 상품의 도구일 뿐인 걸까. 전문가들 의견을 통해 해법을 모색해 본다.

▲ “문화가 던지는 내용에 집중하자”
정경운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지역문화자원은 반드시 교육적 가치를 동반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장군이 어떤 역할과 행위를 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이 곧 가치고 내용이다.

콘텐츠 가치에 대한 개념이 없다 보니 문화콘텐츠 장사에 혈안이 돼 있고, 형식만 난무한다. 들여다 볼 내용이 없다.

내용에 따라 문화를 풀어내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설화와 위인 등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다른데 천편일률적으로 방식이 똑같다.

체험행사도 보면 유형적 체험만 있을 뿐 정신적인 체험은 없다. 가령 고인돌이라 한다면 원시시대를 체험하는 방식이 불을 지피는 행동을 따라하는 정도가 전부다. 원시 인류에 대한 이해가 없다. 생존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원시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는지, 인문학적 고민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전무하다.

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축제가 지닌 가장 큰 문제는 지역민들의 대상화다. 주민들이 행사에 동원돼 박수를 치고, 돈을 지불한다. 주민 혈세로 마련된 축제에서 주민들 호주머니를 터는 공포스러운 상황이 계속된다. 

이는 추진조직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아무 정보도 없는 대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 전달 방식은 상품이 될 수도 있고, 축제도 될 수 있다. 물리적인 전달 방식은 차후에 고민할 부분이다.

▲ “축제 통합이야 말로 현실적 대안”
이옥부 (재)한산대첩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예산낭비와 축제 중복 차원에서 보면 크고 계승해야 할 축제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중앙정부나 문광부가 축제 내용을 공정히 평가해서 한 해는 해남진도에서, 한해는 통영에서 돌아가면서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본다.

단, 함평나비축제 등 수익성 축제와 한산대첩제 같은 비수익성 축제를 같은 선상에 놓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역사인물과 정신을 기리는 순수 축제는 수익성과 관광객 수와 상관없이 꾸준히 축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산대첩제는 2년 연속 유망축제로 지정될 만큼 이순신 축제 중에선 단연 으뜸이다.  재단설립이후 순수 민간조직으로 거듭난 한산대첩기념사업회는 사무국을 연중 상시 운영하고 있다. 축제 동안만 한시 운영되는 타 지방과 달리 연중 기념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것이 축제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본다.

최근 영호남 교류를 통해 전남도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산대첩은 호남의 국악 등 부족한 부분을 지원받고, 명량대첩은 군점, 복식 등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충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한산축제가 고답·교훈적 역사재현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시민참여가 가능한 미래진취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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