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MB’ 전선에 나선 DJ…‘민주 대 반민주’ 구도는 형성
‘반MB’ 전선에 나선 DJ…‘민주 대 반민주’ 구도는 형성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6.28 0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심점 없는 민주당” 한계 극복 과제…‘호남 개혁’은 가능할까

▲ 이명박 대통령(자료사진)
▲ 김대중 전 대통령(자료사진)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반이명박 대통령(반MB)' 전선에 뛰어들었다.

DJ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은 심정”이라고 애통해 했고 영결식에서는 오열했다.

그의 '오열'은 곧바로 '반MB'와 이를 실천하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이어졌다.

‘훈수’를 넘어선 ‘선도’적 발언이었고 “현실정치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선 과거의 복선적 화법이 아닌 직접 화법이다.


그는 지난 11일 6·15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독재자’에 빗대 격정적인 발언을 토해냈다. 그는 특히 민주주의 후퇴 등을 거론하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며 ‘행동 할 것’을 주문했다.


DJ의 훈수를 넘어선 발언…힘실리는 범개혁세력 연합


그는 지난 11일 6·15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독재자’에 빗대 격정적인 발언을 토해냈다. 그는 특히 민주주의 후퇴 등을 거론하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분명치 않았던 전선을,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만들었다.


민주당과 친노(親盧) 그룹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선 ‘기득권을 내세우지 않는 큰 틀의 개혁세력 연대’를 주문하며 ‘통합’을 주문해 왔다.


특히 DJ는 ‘서민경제 붕괴·남북관계 파탄·민주주의 후퇴’를 3대 위기로 규정했고 민주당은 그의 진단과 발언을 이명박 정부를 향한 ‘창’으로 활용하고 있다. DJ의 주문은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


민주당은 DJ가 언급한 3대 위기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 ‘민주당판 브나로드’ 운동 등을 벌이며 한 축으로는 진보정당·시민·사회 등과 연대를 모색하는데 더 활발한 모양새다. DJ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물론 보수 진영은 원색적인 인신공격성 비난과 집회를 통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파급력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DJ 대 MB'로 상징되면서 되레 민주당의 왜소함과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DJ의 발언은 개혁세력의 공동의 고민과 전선을 명확하게 정리해 준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이 뚜렷한 구심점과 리더십 부재 상황이 DJ가 더 부각되고 결국 민주당의 현실을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DJ의 복심(腹心)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위기상황인데 민주당이 그때 그때 대처를 못하고 있다, 투쟁력이 없고 무서워한다”면서 “그래서 DJ가 ‘행동하는 양심’을 이야기 한 것이다”고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DJ의 의중은 개혁세력이 결집해 당장에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하고 이를 자양분으로 해 국민적 지지를 받는 대권주자를 발굴해 정권교체로 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불투명하기는 하지만 번 야권의 통합 양상은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호남에서 ‘민주당 개혁’은 가능할까


DJ의 ‘독재’ 발언에 호남은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지만 한편에선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여전하다. 특히 압도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DJ의 반MB 전선 형성을 단순 적용하자면 광주·전남지역에선 최소한 ‘비(非)민주당’ 흐름이 없지 않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호남에서 민주당은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지역 독점’은 지방자치에서의 퇴행적 모습을 보여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지난 재보선에서 민주당 참패는 이런 민심을 반영한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물갈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민주노동당은 지방정치의 ‘정권교체’를 꿈꾸고 시민사회 진영 일부에서도 무소속 시민후보 등을 통한 ‘일당 독점 극복’을 시도하면서 성과가 없지 않았다. 구조 자체를 흔들만큼은 아니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정당·시민사회는 여전히 극복 과제로 상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방선거를 준비 중인 민주당 소속 한 정치인은 “호남의 지지는 여전하겠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지역 정치인들이 ‘호남에서 회초리를 맞았다’다던 문제의식을 잊어선 안된다”며 “지역에서도 ‘무슨일 있겠어’라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민심이 어떻게 돌아설지 모르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극복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일당 독점 구조 속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적인 면모를 보일 수 있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