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산림훼손' 극심
'윤달 산림훼손' 극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9.06.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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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고, 깍고, 파헤치고 곳곳 상처...불법 묘지 천지
강진군 도암면 학장리 율포마을 안에는 원래 대나무 숲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 대나무밭이 사라졌다.

지난 27일 제주시 추자면에 거주하는 박모씨가 200여년 된 조상의 묘를 새로 정비하면서 전기톱과 예초기 등으로 묘지주변 700㎡(210여평)에 있는 대나무를 모두 잘라버리고 굴삭기를 이용해 뿌리를 제거했다. 
 
박씨는 마을 안길에서 묘지까지 오르는 30m에 시멘트를 바르고 대리석을 깔아 호화분묘를 조성했다. 계단 옆에 있던 대나무들도 뿌리째 뽑혀 묘지 뒤편에 뒤엉킨 채 방치된 상태였다.
 
비석과 석상이 놓여진 1기의 묘지 옆으로는 소나무들이 바닥에서 50cm 정도의 밑동만 남겨 썩어가고 있었다. 또 묘지 20m 주변으로는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울타리를 이루고 메말라 가고 있었다.
 
작천면 내기리 내동마을 산 중턱도 산림이 크게 훼손됐다. 이 곳은 지난 27일 2기의 묘지를 새로 조성하기 위해 묘지주변 3천300㎡(900여평)에 있는 나무를 굴취하고 땅을 새로 다졌다.
 
마을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묘지는 굴삭기로 파헤친 소나무 뿌리들이 여기저기서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속살을 훤히 보인 산 중턱에는 소나무 두 그루와 묘지 2기만 남아 있는 상태다.
 
칠량면 동백리 현천마을 뒷산에도 불법묘지가 조성됐다. 지난 25일 장흥에 거주하는 이모씨가 묘지를 이장하면서 굴삭기를 사용해 산 중턱 600㎡(180여평)를 훼손했다.
 
농로끝에서 불법 묘지로 오르는 50m의 진입로에는 소나무를 잘라내고 폭3m 정도로 진입로가 만들어진 상태였다.

▲ 도암 학장리 율포마을 인근에 산림을 파헤치고 호화진입로를 개설한 묘지가 들어서 있다.
진입로 주변에는 잘려나간 소나무와 뿌리채 뽑힌 소나무가 여기저기 방치돼 있었다. 묘지 주변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묘지조성을 위해 산림훼손이 늘고 있는 것은 6월 윤달을 맞아 불법묘지조성과 묘지이장을 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군은 이처럼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묘지를 조성해 산림을 훼손한 3건을 적발하고 현재 수사를 진행 중에 있으나 신고되지 않거나 적발되지 않은 산림훼손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림훼손으로 적발되면 산지관리법에 따라 7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주민들은 "산림이 여기저기서 훼손되고 있으나 주민들이 신고를 하지 않으면 단속기관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며 "산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산림이 훼손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신문 김응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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