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캐릭터’ 열풍
전국은 지금 ‘캐릭터’ 열풍
  • 오윤미 기자
  • 승인 2009.06.03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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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불붙은 캐릭터 전쟁 ①프롤로그
지자체 연고지 논란 과열…법적 공방도
지역성 전제된 무형문화 효용가치 극대

전국 지자체들의 캐릭터 유치경쟁이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함평=나비, 장성=홍길동’ 등 지역의 대표얼굴로 자리매김한 ‘캐릭터’에 대한 지자체들의  관심 고조는 ‘캐릭터’ 전쟁을 방불케 한다. 캐릭터 ‘모시기’에 뛰어든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은 도를 넘어서 법적 공방으로 치닫고 있는 것.

광주 정율성국제음악제의 경우 수년째 정율성 생가 터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광주 남구와 하동 정씨 문중 간 정율성 생가 터 공방은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법적 공방으로 번져 본래 음악제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홍길동’을 둘러싼 논란은 지자체 간 캐릭터 전쟁의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전남 장성이 홍길동 축제와 캐릭터 상품 등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자 강원 강릉이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의 강릉 생가를 근거로 홍길동 유치 경쟁에 뛰어든 것. 장성군과 강릉시의 홍길동 연고권 분쟁은 법원이 장성군의 손을 들어주며 겨우 일단락됐지만 후유증은 여전하다.

▲ 홍길동 캐릭터.

가장 최근에 불거진 캐릭터 논란은 국창 송만갑 선생의 출생지 분쟁이다. 전남 구례 출생으로 알려졌던 송만갑 선생의 출생지가 전남 순천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사)동편제판소리전수회가 송만갑 선생의 자서전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펼치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송만갑 선생의 보존사업을 펼쳐온 구례군은 황당하다는 입장. 설왕설래하는 출생지 공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렇듯 지자체 간 치열한 ‘캐릭터’ 경쟁이 계속되는 까닭은 캐릭터의 높은 효용가치 때문이다. 전래설화, 위인 등 캐릭터로 부활한 무형문화유산은 무한정 컨텐츠 재창조가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한 번 개발된 콘텐츠는 다양한 영역에서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한 것.

OSMU(One Source Multi Use)가 가능한 캐릭터는 2차, 3차 상품 활용을 통해 지역이미지 구축은 물론 지역문화콘텐츠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경우, 특화된 지역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연고성이 전제된 캐릭터는 지역문화관광 상품과 결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장성의 홍길동 사업을 들 수 있다. ‘홍길동’을 지역 얼굴로 내세운 장성은 홍길동을 브랜드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장성군은 역점 시책사업으로 ‘홍길동 문화콘텐츠 사업’을 추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끊임없이 홍길동 캐릭터를 개발해 수익창출 효과를 보는 동시에 장성군 특산품 전면에 홍길동을 내세워 지역 홍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처럼 캐릭터를 통한 지역 문화콘텐츠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역성’이 전제돼야한다. 소설이나 설화 등 지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역사문화자원만이 캐릭터로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자체 간 연고지 분쟁을 살펴보면 답은 명확해진다. 

▲ 이순신 캐릭터.

각 지자체들이 준비 없이 홍보수단 내지는 지역경제 활성화 등 수익사업 일환으로 캐릭터 유치에 뛰어들다 보니 원조 논쟁을 야기하고 있다. 행정과 인력낭비라는 비판을 낳고 있는 지자체 원조 논란은 캐릭터 유치에 급급한 나머지 지역성이 결여돼 문화상품으로 결합되지 못하는 등 캐릭터를 통한 부가가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 매년 지자체들은 관람객 유치 등 보다 적극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캐릭터 유치에 고심하고 있다. 

효녀 심청을 사이에 둔 전남 곡성과 경기 옹진의 분쟁은 과열된 지자체 유치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나의 설화를 두고 다른 각도에서 재조명하며 유치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곡성군은 심청전의 배경이 곡성임을 주장하며 효녀 심청공원 조성 및 심청 축제를 개최하는 가 하면 옹진군은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옹진군 백령도임을 내세워 이곳에 심청각을 짓고 ‘효’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콘텐츠의 재창조 측면에선 긍정적인 반면 지역의 연계와 특화성 등은 고민해 볼 문제다.

문화원형을 통한 문화콘텐츠 활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고증이 전제돼야 한다. 더구나 소설 속 허구인물 등 역사가 입증되지 않는 무형자원일 경우 관련 자료 수집도 선행돼야 할 것이다.   

▲ 심청 축제 모습.

이번 기획취재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지자체 간 캐릭터 유치경쟁 실태를 파악하고, 되풀이 되는 악순환에 대한 나름의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캐릭터 분쟁 사례를 통해 문제점을 점검하고, 향후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인지 전문가 의견 등을 청취해 캐릭터의 성공적인 유치전략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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