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금호자본이 결단할 때다
이제 금호자본이 결단할 때다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05.08 22: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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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기획] 대한통운 대량해고 사태 해법은
지역민 애정에도 기업 이윤 지역사회 환원 둔감
대한통운 해고노동자 복직으로 도덕성 회복해야

 지난 3일 박종태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지부 제1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0여일이 넘도록 해고자 복직 투쟁을 벌였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부담감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고인은 유서에서 “힘없는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린 지 43일 지나도록 아무 힘도 써보지 못한 절박한 심정을 호소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썼다.

고인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금호아시아나 자본의 폭력성과 반노동자성이 섬뜩하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무노조 경영을 지향하는 금호아시아나 자본의 노동자 탄압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새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기시키지 않더라도 금호아시아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아쉬운 대목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1946년 고 박인천씨가 광주택시를 창업한 뒤 1948년 설립한 광주여객자동차(주)를 종자삼아 오늘날 20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10위 이내에 포진된 업체로 성장했다.

물론 금호아시아나가 오늘의 성공을 이루기까지는 광주·전남지역민의 절대적인 지원과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광주고속 시절, 광주전남 주민들은 다른 차가 빈차로 출발해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광주고속만 애용하는 등 금호에 대한 무한 애정과 기대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금호자본은 그 같은 지역민의 여망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지역에서 돈벌이와 과실 따먹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기업이익의 지역 환원에는 인색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이유다.

금호그룹은 광주은행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막대한 여신규모로 은행부실을 초래하기도 했다. 1999년에는 광주월드컵 경기장 부정입찰로 지역민의 호된 질책을 받은 뒤 투명한 경영과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불과했다.

운전기사 청부폭력과 금호산업 타이어 사업부의 주부촉탁직 사원을 남성정규직으로 대체하는 등 반 노동자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금호는 또 2000년 말 경영난을 이유로 금호문화재단을 폐쇄하고 이듬해 금호문화를 폐간시켰다. 그러면서도 서울에는 1996년 금호미술관을 신축한데 이어 2001년에는 클래식 음악전용홀인 금호아트홀을 개관하고 금호현악 4중주단의 해외순회 공연을 지원하는 등 이중플레이를 선보였다.

호남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이라는 지역주민의 염원을 외면하고 서울연고의 아시아나 프로축구팀 창단을 타진하다 그만 둔 것도 구설에 올랐다. 때문에 한동안 무늬만 향토기업이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1999년 12월 금호그룹 개혁촉구 시민대책위원회는 조직을 해산하면서 금호와 협약서를 공개했다. 금호가 황룡강과 영산강 취수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핵심골자였다. 하지만 금호는 2002년 광주시가 사업을 재개하자 오히려 지분을 높여 공사에 참여해 신뢰성에 먹칠을 했다.

대 시민 약속인 금호 패밀리 랜드 2단계 사업과 광천터미널 지하보도 사업 역시 10년 가까이 시간을 끌다 마지못해 공사를 매듭지었다.

금호는 또 1992년 광천터미널 공사 당시 일부 토지를 공공시설 용지로 강제 매입했다가 용도변경을 통해 분리 매각하는 등 기업이익을 위해 공익성마저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이외에도 2002년 불법대선 자금 지원, 부당내부거래 적발로 42억3천5만원 과태료 부과, 금호산업 191억 원 세금 탈루 등 굵직한 비리사건에도 연루돼 시민들의 눈총을 샀다.

한 노동자의 죽음으로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반인권-반노동자 정책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8년 3분기에만 6조1516억 원의 매출액과 4121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분기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대한통운도 5111억 원의 매출액과 245억 원의 영업이익을 챙겼다. 당기순이익만도 629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고인은 운송료 30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직도 78명의 대한통운 노동자들이 길거리를 헤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자본이 이제 결단을 내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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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2009-05-10 19:28:47
이 기사 내용으로 봐서는 그냥 지역 이기주의 밖에 느낄 수가 없네요.
다른차가 빈차로 출발해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광주고속을 이용했다?
그러니깐 결국 지역차니깐 지역이기주의때문에 이용했다는 말이잖아요?
이건 아니라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