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니까 얼마나 예쁘다고"
"열심히 사니까 얼마나 예쁘다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9.05.0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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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시장서 1회용비닐 판매하는 하루미씨
매일시장에서 일회용비닐을 판매하고 있는 하루미씨는 해남군의 요청이 있으면 관광지에서 문화관광해설가로 활동한다.

그녀는 매일시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일본댁으로 통하는 하루미(39)씨. 하루미씨가 하는 일은 이른 아침 시장을 돌며 상인들에게 1회용 비닐을 판매하는 일이다. 

1997년도에 해남으로 시집온 하루미씨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2001년. 시아버지 혼자서 매일시장과 5일시장을 돌며 1회용 비닐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본인이 직접 매일시장을 맡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국말도 서툴고 장사 경험도 없던 그녀는 오직 성실과 친절로 상인들을 만났다. 그래도 처음 3개월간은 어찌나 힘들던지 그 사이 몸무게가 10kg이나 줄어들었단다.

벌써 9년째 접어든 하루미씨의 1회용 비닐 장사는 상인들로부터 반응이 좋다. 1회용 비닐이야 다 똑같겠지만 외국 땅까지 시집와 열심히 사는 모습이 좋아 매일시장 상인들 죄다 하루미씨 비닐을 구매한다. 성실한데다 성격도 낙관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시장 상인들은 비닐이 당장 필요해도 하루미씨가 오길 기다렸다 구매하는 식으로 그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하루미씨는 매일시장에서 1회용 비닐을 판매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상인들과 만나면서 한국어를 빨리 습득했고 한국문화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또한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상인들 덕분에 언제나 밝게 이 일을 하고 있단다.

항상 무언가를 찾아 열심히 살고 있는 하루미씨는 해남군문화관광해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해남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해야 가능한 문화역사 통역을 그녀는 상당한 수준으로 소화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종 행사와 유적지에서 내국인을 상대로도 관광해설을 하고 있는 하루미씨는 일본어강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매주 1회 목포로 공부하러도 간다. 강사 자격증 취득보다 한글 발음과 문법을 배우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말하는 그녀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해남에 많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래야 자신의 전문영역인 일본어 통역을 통해 해남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4자녀의 엄마로, 시장 상인으로, 해남군문화관광해설가로 활동 중인 하루미씨. 오늘도 그녀는 해남 곳곳을 누비며 자랑스런 해남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해남신문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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