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걷기축제 앞두고 "동백(郡木)훼손 웬 말"
슬로우걷기축제 앞두고 "동백(郡木)훼손 웬 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9.04.0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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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참나무 등 수천 그루 잘려나가
△ 제보한 마을 주민은 현장에 쓰러진 동백을 만지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슬로우시티(Slow city)운동은 이탈리아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ti)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다. ‘Slow는 단순히 ‘Fast의 반대가 아니라 자연환경과 더불어 천천히 조화롭게 사는 것을 말한다.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신지와 청산에서 열리는 세계슬로우 걷기축제는 우리군이 건강도시연맹 가입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추진한다. 축제에는 호주, 이탈리아, 미국 등 슬로우시티 가입국을 비롯해 15개국에서 외국인들까지 참여한다. 요즘 군 공무원들 행사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섬 다른 쪽에서는 슬로우시티운동에 찬물을 끼얹은 해괴망측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야산에 자생하고 있는 동백나무, 참나무 수 천 그루가 개인의 욕구충족을 위해 무참히 잘려져 나갔다.

외지인으로 알려진 A모씨는 군외 갈문리 일대 약 3만평을 사서 밭과 야산에 경제성 높은 황칠나무를 심어왔다. 올해 3월 중순에는 자신 소유의 야산 1.2ha에 자생하는 동백나무와 참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그 곳에 황칠나무를 심었다.

우리군과 산림조합은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겨 필요할 때 쓰는 나무은행과 같은 좋은 제도를 주관하고 있음에도 유도하지 않고 오히려 산림을 훼손하는데 협조해 주민비난을 사고 있다. 수령 수 십년이 넘은 나무를 잘라 톱밥으로 만들어 가축퇴비로 쓴다고 하니 경악할 따름이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이유도 군이 갈문리 일몰전망지구를 비롯해 3개 지구에 총사업비 9억5000만원을 투입해 해안경관림 조성사업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는 동백나무를, 해안가에는 해송 등을 심는다고 발표했다.

마을 주민 A모씨는 “군목인 동백나무를 훼손할 것이 아니라 우리군에서 추진하는 나무은행에 옮겨 필요한 곳에 쓰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데 사업을 할 때마다 다시 나무를 사서 심는 것은 군민세금을 이중으로 낭비한 것이다”며 한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군 관계자는 “현장을 가 보았다. 담당 공무원입장으로 말하면 전혀 이상이 없다. 기사화 한다면 더 이상은 답변하지 않겠다.”며 취재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산림조합 관계자는 “황칠은 주변 나무에 의해 햇빛이 차단되면 잘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산주 요구로 자르게 됐다.”며 “산주의 수익사업과 이익 창출을 도모하는 것이 산림조합의 설립목적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산주 부탁이라면 이번처럼 동백나무 군락이 있는 곳을 또 베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슬로우시티운동은 자연환경과 더불어 천천히 조화롭게 사는 것이다. 18일~19일까지 1주년을 기념하는 세계슬로우 걷기축제를 앞두고 동백을 함부로 훼손하면 왜 안되는지 짚어 볼 일이다. /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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