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 감상 할 명언비인데..."
"수백년 감상 할 명언비인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9.03.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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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명언비 필진 현직 관료, 정치인들 수두룩
일반인 필진 선정도 기준 모호...졸속추진 논란
▲ 30일 준공식을 갖게되는 다산명언비들이 관광객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30일 준공되는 도암 '다산역사 테마공원' 일원. 다산유물전시관 주변에 모두 23억원을 투입해 소공원과 다산 동상(크기 3.8m)을 비롯한 49개의 명언비를 세웠다.

다산역사 테마공원의 하이라이트는 우뚝우뚝 솟아 있는 명언비 공원이다. 다산수련원 앞 공터에 화강암을 깔고 그 위에 높이가 0.3m~4.5m에 이르는 기념비를 49개 세웠다.

군은 초등학생부터 90세 할머니, 전직 대통령, 학계, 문화예술계 등 우리사회의 각계각층 명사 85명에게 다산선생의 명언을 써달라고 요청한 결과 모두 50여개가 들어와 그것을 토대로 기념비를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어도 100년 이상, 아니 수백년은 가게 될 명언비를 만들면서 과연 필진 선택을 올바르게 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강하게 일고 있다.

명언비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 중에는 현직 정치인들과 관료, 법조인등이 수두룩 하다. 이 때문에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현직에서 물러나면 명언비의 가치도 함께 사그라들 것이라고 관광객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광주에서 온 한 관광객은 "수백년 동안 후손들에게 전해 줄 명언비라면 글의 의미는 물론 그 글을 적은 사람의 의미 또한 후손들이 고개를 끄떡일 정도는 되어야 한다"며 "현직 정치인과 관료들은 방명록에 서명정도를 했으면 좋을 뻔 했다"고 지적했다. 또 명언비에 초등학생부터 90세 할머니까지 일반인들을 참여시켰다고 하지만 기준이 모호하다.

이름옆에 '어머니'란 표시가 있고 어디 학교란 소속이 있지만 글을 적은 사람들이 명언비에 이름을 올리게 된 배경 설명이 전혀 없다. 군이 배포한 명언비 참여자 명단속에는 다산테마공원의 공사를 맡은 현장 건설회사의 사장도 이름이 포함돼 있다. 

군은 당초 85명에게 다산선생의 명언을 친필로 써달라고 한 후 50여점 밖에 작품이 들어오지 않자 다산관련 주변 사람들에게 명언을 써달라고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언비에 글을 올린 한 참여자는 "명언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극구 사양했으나 군에서 요청이 계속해 와서 어쩔 수 없이 글을 적어 주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군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다산 명언비를 설치하면서 졸속으로 일을 처리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군이 강진의 유산으로 남을 다산 명언비를 세우면서 주민여론을 전혀 수렴하지 않고 행정적인 입장에서만 일을 밀어붙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주민은 "다산선생의 명언비를 만들때는 적어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필진을 신중하게 선택했어야 했다"며 "지금 상황에서 저 비석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처하다"고 우려했다. /강진신문 주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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