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인간 중심의 자연환경복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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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대 기자
  • 승인 2009.03.10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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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심사지구 자연환경복원사업으로 무등산 등산로 입구가 온통 공사판이다. 공사판의 어수선한 풍경이 정비되고 나면 정말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갖출 수 있을까. 아닐 것 같다.
  
특히 계곡은 자연석에 앵커 철선을 박아 쌓아올리는 랩스톤(LAP STONE) 공법으로 정비되고 있었다. 어느 바다나 강에서 캐왔을 것이 분명한 이 자연석들은 50년마다 변한다는 홍수위에 맞춰 수직 4m 높이로 쌓아올려졌다.
  
저것이 정말 자연환경복원사업일까. 사진을 찍어 광주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련)에 의뢰했다. 환경련에서도 심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날 현장을 둘러본 환경련 관계자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환경련 관계자들은 “지금 3~4m 폭에서 양쪽으로 4m정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미 분양된 토지를 더 깎아 상가단지 면적을 줄이면서까지 하천 폭을 늘리는 방안은 무리수인 것 같고, 다른 방안은 산을 더 깎아야 하는데 그것 또한 환경훼손이다”며 “어떻게 문제제기를 해야 할지 애매하다”는 반응이었다.

앞으로 계속 문제의 대안을 찾아 나선다고는 하지만 올해 8월 완공되고 난 후면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그 땐 또 다시 굴삭기를 동원해 그 동안 쌓았던 계곡을 파헤치는 소모적인 일을 벌여야 하나.
  
분명 문제가 있지만 그 사업을 더 생태적인 방식으로 해 나갈 수 있도록 바꿀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여기서 얻은 결론은 우리 인간이 여전히 자연친화적인 개발을 외치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다른 곳을 개발하기 위한 변명일 뿐이라는 것이다.
  
새롭게 조성될 상가단지 공간을 계곡에 좀 더 양보할 수는 없었을까. 자연환경복원사업을 한다면 적어도 그 동안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빼앗아왔던 공간들을 자연에 되돌려줘야겠다는 인식이 있어서가 아닌가? 그러나 이 사업은 무등산이 갖고 있었던 계곡에 충분한 양보를 하지 않았다.
  
증심사지구 정비사업이 진정한 자연환경복원사업이 되려면 무등산에 더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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