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협력으로 위기 극복할 때
상생 협력으로 위기 극복할 때
  • 이상걸
  • 승인 2009.02.13 22:4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걸 (시민의소리 이사)

광주 금남로 5가에 있는 고용지원센터에 가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1층 현관에서부터 퀭한 얼굴들이 오가고 정보자료실, 교육장 등엔 사람들로 북적인다. 최근 직장을 잃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거나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다. 실직자교육에 하루 평균 400~500명이 줄을 서고 있다.
   
광주경제살리기운동본부는 최근 민생현장 방문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로 재래시장과 소상공인 업종별 협회, 동네상권의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슈퍼마켓조합 조사에서는 종사자가 1~2명인 동네슈퍼들이 광주에 1500여개 되는데 최근 2년 사이 경기불황과 대형마트 진출 등의 여파로 월 매출이 20%이상 줄어들어 월 영업이익이 100~300만 원 정도이고 매월 5개정도가 폐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금호월드 전자상가엔 가전 컴퓨터기기 혼수품 가구점 등 300여개 점포가 있는데 경기호황일 때는 총매출이 10억 정도 되었지만 현재는 1/5로 줄어 2억 정도 된다고 한다. 인건비는커녕 관리비도 제 때에 못내 단전단수 당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동네 서점, 세탁소, 옷가게, 다방 등도 월 소득이 100만원 내외에 머무르고 있어 전직을 고려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신규 직종에 대한 노하우나 투자 여력이 없어 그저 하루하루 버티고 살며 사실상 실직상태나 다름없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직자 늘고 자영업은 벼랑으로
  
실직대란에 대처해야 한다. 정 어렵다면 일자리를 나누어서라도 더 이상 줄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97년 외환위기 땐 경영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으로 주로 인력감축을 많이 선택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기업에서 임금삭감, 근로시간단축, 임금피크제 등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외국에서도 90년대 경제위기 상황에서 독일의 폭스바겐사 등에서 일자리 나누기를 도입한 바 있으며 최근 세계경제 침체로 미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알자리 나누기를 도입하고 있다. 컴퓨터 제조업체 델, 시애틀 타임즈, 펜실베니아의 금속기업인 글로벌 텅스텐 앤 파우더스는 무급휴가를 단행하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한 사례이다. 모토롤라와 Fedex는 올해부터 최고경영자는 20%, 고위 간부들은 7.5~10%, 기타 직원은 5%식 임금을 삭감하여 비정규직이나 청년인턴사원을 채용하였다. 일본 이스즈 자동차제조업체는 금년 1월부터 8천명의 정규직 사원 급여를 임원급은 30%, 일반 사원은 10% 삭감하였다.
  
실직자나 폐업한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신용대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민생현장조사를 다녀보면 일선에서는 여전히 은행문턱이 높고 제도의 홍보가 미미하여 별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장방문교육이나 홍보가 필요하다.
  
차 살 때 보조금 줘 내수 살리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위해서는 지역 경제 주체들의 상생협력이 절실하다. 한 방안으로 실직자나 자영업자가 새 차를 구입할 때 할인혜택이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자동차회사 입장에서도 판매가 증가하여 일석이조이다. 실직자나 자영업자가 영업용차량을 구입할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주고 자동차회사가 자기 사원에 준하는 할인혜택을 주면 된다. 최근 지식경제부 간담회에서도 자동차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으로 “노후된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할 경우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10년 이상 된 차량이 350만대이니 이 가운데 5%만 교체되어도 내수 진작 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이미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도 중고차 폐차 후 신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협력하고 지원하면 상생할 수 있다. 경주 최부자집의 가훈 중에 “흉년엔 남의 땅을 사지 마라”는 구절이 있다. 땅부자에게도 어려운 사람 피눈물 흘리지 않게 하여 더불어 살려는 배려가 있었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문상기 2009-02-15 15:42:24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