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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롤 부르는 스님송광사 광주포교당 원각사 주지 도제(道諦) 스님
오윤미 기자  |  tiamo@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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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2.24  09: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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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광사 광주포교당 원각사 주지 도제(道諦) 스님.
“세상에, 저게 뭐예요?” 처음 보는 광경에 어리둥절한 지 모두들 놀란 토끼 눈이다. 한참을 쳐다본 후에야 상황파악이 된 모양인지 껄껄껄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 하겠다”고 서로 아우성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머문 그 곳엔 캐롤을 맛깔스럽게 부르는 스님산타가 있다. 거리의 명물이 된 산타스님. 스님은 왜 산타가 된 걸까.
  
늘 궁금했다. 스님들에게 성탄절은 그저 쉬는 ‘빨간 날’ 인건지. 궁금하지 않은가. 어쩌면 스님과의 만남이 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흥겹게 울려 퍼지는 캐롤에 맞춰 귀여운 율동을 선보이는 오늘의 주인공은 송광사 광주포교당 원각사 주지인 도제(道諦) 스님이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원각사는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린다. 예수탄생을 축하하는 ‘하나되는 작은 음악회’. 원각사 입구에 마련된 무대 위에 도제스님이 있다. 햇수로 4년째다. 
  
산타복장을 한 스님은 낯선 광경일 터. 산타스님을 처음 본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종종 특정 업체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행사로 오해하기도 한다.
  
성탄절 축하 플랜카드만 걸기엔 아쉬웠다는 스님은 “이웃종교를 사랑하고 화합하는 의미에서 음악회를 시작하게 됐다”고 덤덤히 이야길 들려준다. 본연의 스님다운 모습이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어찌 우여곡절이 없었으랴. 보수적인 종교 단체서 타 종교를 끌어안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남선화 기획실장은 “4년 전만 하더라도 타 종교에 굉장히 배타적인 성향이 강했다”며 “머뭇거리는 신도들을 설득하기 까지는 꽤나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의아해 하는 신도들에게 음악회의 의미를 전하는 것은 스님의 몫이었다. 스님은 강경했다. “캐롤을 부르면 어떻고, 찬송가를 부르면 또 어떠냐”는 스님에게 형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첫 음악회를 끝마쳤을 때도, 모두들 일회성 행사로 그칠 거라 여겼다.

   
▲ 사람들의 시선이 머문 그곳엔 캐롤을 맛깔스럽게 부르는 스님산타가 있다. 흥겨운 캐롤에 맞춰 귀여운 율동을 선보이는 송광사 광주포교당 원각사 주지인 도제스님.

원각사 주변 상인들 역시 “암만 해도 엄연히 뜻이 다른 종교인데 계속 할까 싶었다”며 “여하튼 스님이 별나긴 별나다”고 입을 모았다.
  
걱정은 기우였을 뿐 해를 거듭할수록 음악회는 다채로워졌다. ‘화합’의 캐롤은 독거노인을 위한 ‘나눔’의 장이 됐다. 소외계층과 더불어 가는 세상을 꿈꾸는 도제스님의 뜻에 따라 독거노인을 위한 일일 바자회가 열리는 것.
  
스님은 실천을 강조했다. “종교단체가 앞장서 해나가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아직도 잘 안 돼 답답하다”며 “이제 걸음마 단계긴 하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삶을 구제하고 싶다”고 마음를 전했다.
  
그래서일까. 원각사 신도들 사이에선 ‘봉사’가 주요 이슈가 됐다. 일주일에 한 번 독거노인에게 사랑의 반찬을 전하는 ‘도시락 봉사’를 비롯 한 달에 한 번 노숙자를 위한 ‘밥차 봉사’,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호스피스 병동을 위한 ‘차 봉사’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스님은 “한 번은 광주천변을 지나가는데 노숙자들과 실직자들이 끼니도 거른 채 무기력하게 있는 걸 봤다”며 “종교를 떠나 그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게 그 어떤 일보다 가치있고 보람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음이 훈훈해진다. 백 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실천으로 믿음을 전한다.  
  
원각사 주지가 된지 올해로 7년. 포교당인 원각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불교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스님은 실천불교를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과감히 종교 색채를 벗어던졌다.
  
스님은 “처음 불교를 접한 사람들은 ‘종교’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 있다”며 “‘종교’를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문화를 통해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메마른 시민들의 정서를 어루만져 주고자 원각사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꼭 불교인이 아니라도 좋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가능한 문화행사는 원각사의 또 다른 얼굴인 것. 소설가 김 훈 등 유명 작가들이 초대되는 ‘작가와의 만남’은 늘 인기 만점. 뮤지컬 공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원각사의 자랑이다.  
  
출가 전 시인 유치환의 ‘바위’를 좋아했다던 스님은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 같은 삶을 꿈꾼다.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일을 그저 내가 먼저 했을 뿐”이라는 스님의 말을 가슴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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