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노완市 한복판에 미공군기지가 우뚝
항공기소음피해와 추락공포까지 겹쳐
항공기소음피해와 추락공포까지 겹쳐
일본 본도(本島)에서 남서쪽으로 서태평양상에 위치한 오키나와 섬은 외국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유일한 아열대성 기후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동시에 오키나와는 태평양 연안을 기점으로 한 미국의 대아시아 군사방어선의 최첨단 전략거점이기도 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미군기지가 들어서 있는 이곳의 주민들이 느끼는 일상생활의 애환은 이 같은 낭만적인 이국풍의 풍경과는 전연 다른 양상이다.
오키나와 본섬은 섬의 서쪽 끝에 민간항공과 군용 공항으로 함께 쓰이는 나하 국제공항을 시작으로 동북 방향으로 거의 일직선상에 후텐마 미군기지, 가데나 미군기지와 새로운 미군기지로 지정돼 논란이 일고 있는 헤노코 지역 등 숱한 군사기지가 산재해 있다.
동북아 최대의 미공군기지가 들어선 가데나기지와 후텐마기지를 중심으로 ‘조용한 하늘을 돌려달라’는 주민들의 소음(폭음)피해 소송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한국내의 미군기지가 그렇듯이 오키나와에서의 미군기지로 인한 소음피해, 토양오염, 수질오염 등 다양한 형태의 환경훼손과 주민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오키나와 섬의 한 가운데에 자리한 기노완시(市)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행정구역상 오키나와현 내에 위치한 기노완시는 인구 9만2천여명의 중소도시.
그러나 이곳의 후텐마 미군기지는 기노완시의 한 중앙에 위치, 도시발전 형태를 기묘하게 만들고 있다. 오키나와 섬이 뻗는 방향으로 활주로를 갖춘 군 비행장이 행정구역 한복판에서 시를 좌우로 나눈 형태다. 정상적인 도시의 경우 보통 시청사가 도시의 한복판에 위치하는 게 통상적이라면 이곳의 시청은 시 경계의 끝이자 동북 방향 활주로 끝 쪽에 위치하고 있다.
시가지가 미군기지를 완전하게 에워싸고 있는 형태인 탓에 항공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피해는 전 시가지에 미친다.
가데나기지는 주일미군 기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가데나정(町)의 절반에 가까운 면적을 차지한 이곳은 미 해군과 공군의 주 훈련장으로 전투기와 수송기 등의 이착륙이 수시로 이뤄져 오키나와시와 차탄정, 요미탄촌(村) 등 인접 지역까지 폭음권역에 넣고 있다. / 문상기 이사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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