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 김은종
  • 승인 2008.08.20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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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을(답) 눈(설) 들(야) 가운데(중) 갈(거)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밟을(답) 눈(설) 들(야) 가운데(중) 갈(거)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눈 덮인 광야를 걸어갈 때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마침내 후대의 이정표가 될 지니.
  
모 기업 광고 카피에 쓰인 위시는 백범 김구선생이 좌우명처럼 즐겨 애용했고, 서산대사가 수행하면서 지었다고 하나 문집에서 이 시를 찾을 수 없어 조선 순조 때의 학자인 이양연(李亮淵)의 작품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흔히 한 사람을 비판할 때 갈지 자 행보를 들먹인다. 정치인의 경우 철새 정치인의 행태를 꼬집기도 한다. 개인의 경우 자신의 이익과 안일을 쫓아 호란(胡亂)하더라도 그 미치는 파장이 크지 않지만 공인의 경우는 그 파장이 일파만파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에 논란이 되고 있는 KBS 사장의 거취 문제는 정연주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공영방송의 독립성, 언론의 자유, 이의 근간이 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언급한 정연주사장의 인식은 의미심장하다.

당신의 행동이 후배들의 이정표가 될 것임을 확신하며, 인권의 보루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안경환인권위원장의 거취에도 시선을 떼지 말자. /김은종 순천효천고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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