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석 시조시인
방 안에 혓난 촛불 눌과 이별 하였관대
겉으로 눈물 지고 속 타는 줄 모르는고
우리도 저 촛불 갓하야 속 타는 줄 모르노라
* 혓난: 켜 있는. 켜 놓은. 켜논.
* 갓하야: 같아서.
이개는 알다시피 사육신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고려 유신 이색의 증손이기도 하다.
‘촛불’의 심상은 시문(詩文) 내에 명시되어 있듯이 ‘눈물’에 닿아 있다. 그러나 그 속내는 ‘괴로움’이다. 물론 ‘눌과’의 ‘누’는 ‘단종’을 가리키고 ‘방 안의 촛불’은 자신을 가리킨다.
그런데 종장에서 ‘내’가 아니라 ‘우리’라고 했다. 이 괴로움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염려하고 염원하는 모든 이의 것이다.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 ‘촛불’은 다시 새로운 심상과 상징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속 타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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