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노동자당의 참여예산제
브라질노동자당의 참여예산제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5.0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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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집(참여자치21 대표)

참여예산제는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에서 1989년부터 브라질노동자당에 의해서 10년이 넘게 실천하고 있는 제도로 우리나라에는 1999년 민주노동당 서울시지부에서 「예산참여시민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제정운동을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비록 조례제정청원에는 실패했지만 이를 2002년 6월 광주전남자치연대가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채택하였고, 그 중 김재균후보가 북구청장에 당선됨으로써 광주 북구에서 주민참여예산제가 전국 최초로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6년 지방재정법이 개정되어 예산편성과정에 주민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주민참여예산제는 전국적으로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과연 참여예산제가 그 본래의 의미를 실행하고 있는지 브라질의 경우를 살펴보자.

전 세계 모범사례 포르투알레그레

특정한 이념보다는 당내 민주주의를 매우 중시하고 있는 브라질노동자당은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에 의해 예산을 통제하는 시스템인 참여예산제를 개발하였다.

브라질노동자당은 1988년 지방선거에서 다수의 시정부를 장악하게 되자 참여예산제를 이듬해부터 실시하였고, 히오그란데두술의 주도인 포르투알레그레에서 특히 성공적으로 발전하였다. 나아가 1999년부터 브라질노동자당이 처음 장악한 주정부인 히오그란데두술에서도 실행하고 있다.

몇 개의 기관으로 구성된 예산참여기구를 포함하고 있는 참여예산제는 시민이 예산편성에 참여하는 모범적 사례로서 세계 많은 나라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포르투알레그레는 2001년 세계사회문제포럼 개최지로 선정되었는데, 이는 시민의 사회참여와 행정부의 시민존중과 같은 정치적 실천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은행도 이러한 점을 높이 사서 포르투알레그레에 차관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평가는 다른 나라의 지방자치단체들에 의해서도 이뤄지고 있어 매년 수많은 행정부 공무원들과 전 세계의 학생들이 포르투알레그레의 모범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그들은 예산참여기구를 연구하여 자신들의 도시에 참여예산제를 도입하고 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아르헨티나의 호자리오, 우루과이의 몬떼비데오, 프랑스의 쌍뜨데니스, 캐나다의 토론토, 벨기에의 브뤼셀 등이 그 경우이다.

다수 주민참여가 성공의 열쇠

예산참여기구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의 수는 전체 인구에 비하면 극히 소수이지만, 전체 주민들에게 완전히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한 정당성과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례로 인구 1000만인 히오그란데두술주에서 1999년 처음 실시할 때는 19만명이 참여하였지만, 2000년에는 50%가 증가한 28만명이 참석하였다. 포르투알레그레에서도 그 참여인원이 꾸준히 증가하여 1998년에는 인구 120만명 중 4만5천명이 참여하였다.

참여예산제는 시정부로부터 직접 지원을 받는 공적 기구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어떠한 법률적 승인도 받은 적이 없다. 원래 예산의 심의와 의결은 지방의회의 권한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시정부는 단지 의회에 제출할 예산안만 편성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집행부의 예산편성안은 예산참여기구인 개별 시민, 시민단체, 지역조직에 의해 승인되었기 때문에 지방의회에서는 무작정 거부할 수만은 없게 된다. 왜냐하면 시민과 지역의 뜻에 반대하여 표결을 감행하려면 정치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참여예산제가 가지고 있는 법률적 한계와 예산과 결산 등 의제의 범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주민참여가 필수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읍면동 단위의 주민총회를 통해 모든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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