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무산 땐 신당, 준엄한 심판 받을 것”
“통합 무산 땐 신당, 준엄한 심판 받을 것”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8.02.01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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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북구 을·민주당)

설 전에 합당하자는 양당이 각기 박상천 대표 퇴진과 현역 물갈이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경주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일당독재가 우려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통합은 절실한 과제”라고 말하고 “그러나 민주당 보고 아무런 조건없이 무조건 투항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과거 이기택 꼬마민주당과 김대중 신민당이 통합할 때도 공천심사위를 5:5로 구성해  2:8로 공천한 전례에서 보듯 공정한 기준을 정해 지역민들이 납득할 만한 공천을 하면 된다는 것. 최 위원장은 “민주당의 역사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라도 신당이 그에 합당한 예우를 하는 것이 도리”라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만약 통합이 무산된다면 지난 대선 때에 이어 또 다시 그 책임은 신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 신당은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아내지 못한 책임으로 지역민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치열한 당내 경선을 뚫고 민주당 후보로 나섰으나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김태홍 현 통합신당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최 위원장은 “유권자들이 잘못한 선택을 본인에게 다시 돌려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 위원장은 당시 ‘총선물갈이연대’가 개혁성, 정책지향성 등을 따져 지지후보로 발표한 새천년민주당 3명의 후보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최 위원장은 민주당 내에서도 특별한 계파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원외 정치인으로 통한다. 그런 연유로 지난 2006년 당내 폭력사태에 휘말리며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던 그는 지난해 4월 전당대회 이후 민주당이 분당사태에 휘말릴 때도, 대선을 앞두고 현역의원들이 대거 신당으로 말을 갈아 탈 때도 시당 직무대행과 위원장을 맡으며 난파 직전의 민주당을 꿋꿋이 지켜온 ‘옹고집’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아무리 떡이 크다고 해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데 어떻게 하겠는가”라며 “정치를 그만두면 그만뒀지 잇속을 재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일은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지난달 28일 박경순 전 5·18민주묘지 관리소장의 묘소 이장에 김상현 전 의원과 함께 참석하고 왔다는 최 위원장은 “그 많던 정치인들 중 아무도 참석을 하지 않았더라”며 양지만을 좇는 정치인들의 세태를 꼬집었다.

민주당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조순형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설에 대해서도 단호한 태도로 선을 그었다. 그는 “조 의원은 17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과 함께 탄핵을 주도했던 분으로 당 대표로서 정책적 판단을 우매하게 해 민주당 후보들을 전멸시킨 데 대해 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당이 후보 선출과정에서 서운하게 했다 한들 당을 버리고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식으로 정치말년을 정리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북을 지역의 현안으로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노동집약형 공업단지 유치와 문화중심도시와 연계해 문화예술회관·박물관을 잇는 문화벨트 조성 등을 꼽았다. 특히 북구민들이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생각하는 용봉IC 상행선 진입로 개설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검토해 줄 것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의제 허백련, 오지호 화백 등이 함께한 조선대 ‘바자울’이라는 산악 동아리 출신으로 대한산악연맹 기획위원장을 역임하며 해외 원정을 다니던 전문 산악인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이 쟁점이다. 시당위원장으로서 견해를 밝히신다면.

한마디로 통합이 절실하다. 민주와 평화개혁을 주창하고 동조하는 국민들의 요구이며 시대적인 요구이다. 지난 5 ·31지방선거에서도 호남을 제외하고 한나라당이 전국토를 장악했다. 12월 대선 때도 이명박 후보가 국가권력을 장악했고 올해 4·9총선에서도 220~230석을 장악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유신정권 때를 제외하고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이와 같은 비정상적 상황이 있었던가. 통합을 반대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정치를 퇴행시키자는 얘기다.

-지분문제가 통합의 걸림돌로 비춰지고 있는데.

협상의 당사자가 아니라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민주당이 지분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오해다. 통합을 합의하기 위해서는 기본협상은 상식이다. 1991년 이기택 꼬마민주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표로 있던 신민당과 통합할 때도 의석수는 차이가 있었으나 최고위원회와 공천심사위를 동수로 구성했다. 그러나 실제 합의공천은 2:8이였다. 박상천 대표의 기본입장은 공천심사위를 5:5로 하자는 것이다. 공천심사위가 지역민 여론조사를 반영한 하향식으로 공천을 해야 지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지 계파별 나눠먹기로 가서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만약 민주당 후보들이 경쟁력이 없다면 단 한 명의 후보도 못 낼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20, 30%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민주당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무조건 투항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을 만들었으나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깨고 나가 국정실패와 민심이반을 초래해 대선에서 참패한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 민주당은 지난 55년에 창당된 역사성과 정통성이 있는 정당이다. 민주당은 유신독재와 군사정권에 맞섰고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남북화해무드를 조성한 뿌리깊은 정당이다. 신당이 이러한 민주당의 역사성을 존중한다면 공천심사위를 민주당과 5:5로 구성하는 것에 합의해야 한다.

-조순형 의원을 비롯해 일부 인사들이 한나라당으로 옮길 것이라는 말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당의 전 대표를 지낸 중량감 있는 당사자 중의 한 분으로 그런 식으로 정치말년을 정리해서는 안된다. 그 분은 17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과 함께 탄핵을 주도했던 분이다. 당대표로서 정책적 판단을 우매하게 해 민주당 후보들을 전멸시켰던 장본인으로 당에 대한 죄의식을 가져야 한다. 저 역시 그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당이 후보 선출과정에서 아무리 서운하게 했다 한들 당의 역사성과 가치를 버리고 한나라당으로 입당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양심을 팔면서 정치 인생을 비참하게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

-신당 내 민주계 인사들과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은 어떻게 보나. 

김효석, 이낙연 의원 등 탈당으로 분당사태를 몰고 온 그분들의 행위는 옳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포용력 있게 접근하지 못한 점은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지난해 4월 전당대회 후유증이 제2의 분당사태를 낳았다. 지도부와 탈당 의원들이 똘똘 뭉쳐 있었더라면 신당 해체과정에서 다시 민주당이 복원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통합이 무산되면 독자적으로 총선을 치러야 할 텐데.

통합은 돼야 하나 불행하게도 무산된다면 독자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신당과 격돌하게 될 것이다. 호남지역에서 민주당보다 신당의 지지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광주전남에서 지지율 격차가 10% 정도로 좁혀지고 있다고 들었다. 설 전까지 통합이 되지 않는다면 통합무산을 둘러싼 책임론을 둘러싸고 다시 지지율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와 합당 합의를 깬 곳이 어디였는가. 이번 합당논의까지 무산될 경우 민주당의 독자생존 요구가 지역민들에게 높게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통합과정 중인지라 불필요한 감정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 때 '물갈이연대'로부터 민주당 후보로는 유일하게 지지후보로 뽑히셨는데.

근 반년동안의 내부경선에서 민주당 내 최고의 경합지역이라는 북을에서 내로라하는 후보들과 경합해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곧바로 10여일 후 탄핵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열린우리당 김태홍 후보에게 8:2로 앞서나가다가 지지도가 거꾸로 뒤집어진 것이다. 물리적인 한계상황이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권자들의 잘못됐던 선택을 올바로 해달라고 호소할 것이다. 요즘은 '철새'가 아니라 매월마다 바뀐다고 '달새'라고 부르더라. 광주의 자존심과 민주당의 명예를 지키려고 했던 최경주를 지지해달라.

-조금은 고집스럽게 민주당을 지켜왔는데 주위에서 이런저런 권유가 없었나.

지난 5·31지방선거 때 전남북제주 권역본부장을 지냈다. 정말 몇 개월 동안 사력을 다했다. 분당 사태 때도 신당으로 갔던 선배정치인들이 집요하게 요구했으나 일절 끊었다. 그렇게 되리라 예상은 했지만 마음이 가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무리 떡이 크다고 해도 옳지 않은 길은 못가는 성격이다. 시민들이 그러라고 요구한다 해도 정치 안하면 안했지 그렇게는 못한다.

-북을 지역의 가장 큰 현안문제는 무엇인가.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아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지역이다. 북구 예산의 약 60%가 사회복지 사업에 투입되고 있다. 일단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중앙정부로부터 예산도 따올 수 있는데 조건(분담비율)이 안 돼 그럴 수도 없다. 첨단지구와 연계된 북구 동북부 지역에 고용창출이 가능한 공업단지를 확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입주기업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주고 세수입으로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문화중심도시와 관련해서는 구 도청과 함께 문화예술회관·박물관 등을 잇는 문화벨트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민 민원으로는 용봉IC 상행선 진입로를 건설하는 것이 시급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회하기 위해서 시민들이 낭비하는 기름값이 1년이면 얼마나 많겠나.    

 
-전남 장성(47).
-조선대 총학생회장.
-동 대학원 정치학박사.
-광주광역시 산악연맹 회장.
-(주)한국폴리테크 대표이사.
- 조선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민주당 광주 북을 위원장 겸 시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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