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한나라당 잇는 핫라인되겠다”
“광주와 한나라당 잇는 핫라인되겠다”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8.02.01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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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화(서구 갑·한나라당)

‘이명박 정부의 핫라인’을 자처하며 서구 갑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정용화 전 연세대 연구교수는 “호남이 과거와 지역주의에 의한 고립으로 심각한 위기감을 맞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광주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교수는 하버드대, 북경대를 거쳐 동경대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3월 이 당선인이 세운 GSI(국제전략연구원) 국제정치 분야 자문위원으로 캠프에 결합했다. 그의 대학은사이자 이 당선인의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유우익(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GSI원장이 그와 이 당선인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인성고 2학년 재학 중에 5월 항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는 그는 “국제관계를 전공한 학자로써 노무현 정부의 대외관계를 보고 실망감을 느꼈다”며 “이 당선인의 적극적인 정치철학에 공감해 입당과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본인은 진보주의자냐 보수주의자냐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  “21세기의 진보는 자본주의적 생활양태를 대체하는 이념과 행동을 의미한다”며 생태주의, 환경주의를 궁극적 대안으로 꼽았다. 그는 “민주노동당, 통합신당도 어떻게 보면 다 같은 보수정당”이라며 “이념이나 가치를 따지기보다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집단이 대안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대운하 사업에 대해서도 “전근대적인 토목사업이 아닌 21세기형 생태주의적 사업”이라며 “이와 관련한 논쟁은 언제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 전 교수는 육상교통의 혼잡과 도로건설 비용, 환경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육로수송을 수로운송으로 대체하는 EU의 교통정책인 ‘마르코폴로 플랜’과 ‘NAIDES 프로그램’ 등이 한반도운하가 생태주의에 입각한 정책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호남운하가 뚫리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인근에 화물 터미널이 생겨 생산량을 50만대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자체적인 부품 클러스터와 연관시설이 들어서 광주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고 사업성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전 교수는 당선인 캠프에서 연설문 작성 간사와 국제관계, 리더십에 관한 자문역할을 한 공으로 청와대나 거주지인 경기 안양 또는 비례대표로 정계에 진출할 수도 있었으나 호남이 소외와 고립감을 벗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에 광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정 전 교수의 광주 지역구 출마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지역의 신망을 받을 만한 인재를 발굴, 영입해 광주에서 3~4곳의 지역구에 한나라당 후보를 공천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문화수도 조성위 폐지방침에 대해 인수위에 속사정을 직접 알아보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한나라당을 적극 옹호하는 첨병 역할도 도맡고 있다.

정 전 교수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 폐지는 절약하며 일 잘하는 실용정부 구현이라는 새 정부 목표와 계획에 따라 실행되는 것이지 당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 계획 자체가 축소되거나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4일 가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이 당선인이 직접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유우익 서울대 교수, 유수택 전 광주광역시부시장 등이 외빈으로 참석했다. 또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을 했던 오월단체 일부 회원들이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면서 “광주 변화의 상징으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명박 당선인과의 인연은 언제 맺게 됐나.

일본 동경대 객원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지난해 1월 잠깐 귀국했을 때 대학 은사인 유우익 GSI원장께서 같이 일해보자고 해 3월에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연구원에 결합하게 됐다. 당시 당선인은 안보포럼을 주재하기 위해 1주일에 1~2회 연구원을 들렀다. 당선인이 연구원 여직원의 말이나 전직 장관 출신의 말을 똑같이 듣고 좋은 대안이라면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한국 정치문화가 바뀔 수 있겠다 싶어 5월초 주변 지인들께 뜻을 밝히고 '커밍아웃'하게 됐다.

연구원에서는 당선인의 연설문 작성 담당 간사를 맡으며 국정철학의 부문별 정책기조를 다듬고 국제관계와 리더십에 관한 자문역할을 했다.


-서구 갑 지역에 특별한 연고가 있나.

학창시절 산수동, 계림동 쪽에 주로 살아 원래는 동구에 출마하려고 했다. 그러나 막상 내려와 보니까 껍데기만 남았더라. 차라리 경제와 행정의 중심지인 서구 갑 지역에서 제대로 겨뤄보고 싶었다. 서구와의 인연은 구 상무대에서 군 복무를 했던 정도다.

-광주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당선인께서도 걱정을 많이 하셨다. 청와대에서 일하거나 거주지인 경기도 안양, 또는 비례대표로 출마할 수도 있었으나 자청해서 광주로 내려왔다. 후에 당선인이 알고 호남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좋은 분들을 발굴, 영입해 최소 3~4개 지역에서 후보를 낼 계획이다. 신망받을 만한 인물을 공천해 중앙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게 될 것이다.

-지역 소외에 대한 反한나라당 정서가 더 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당선인의 주요 캐치플레이가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이다. 비록 호남에서의 득표율은 낮았으나 국민통합 차원에서라도 더 관심을 쏟게 될 것이다. 지금의 문화수도조성위 폐지, 5+2 광역경제권 개편 등은 지역민들이 과거에 소외, 차별받았던 기억을 떠올려서 그렇다. 오히려 더 내실있는 지역발전정책을 내놓을 것이며 대선 때 내놓은 지역공약을 그대로 실천하게 될 것이다. 그런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 또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소외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본인을 적극 지지해 달라.

-국제정치를 전공한 학자 출신인데 정치인으로 진로를 바꾼 이유는?

노무현 정부의 대내외 관계를 보고 실망을 느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가 세계 전략재편과정에서 고립될 수도 있다고 봤다. 세계정세에 적극 대응하려는 이 당선인의 정치철학에 공감하는 바가 있어 한나라당에 입당하게 됐다. 대선 결과에서 호남은 '정치적 섬'으로 남았으며 누가 보더라도 지역주의 투표였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도 지역주의 투표였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고른 득표를 보인 반면 이번에는 다르지 않았는가. 광주는 과거와 지역주의로부터 고립되고 있다. 제가 광주에 오려고 한 이유다. 우리 자손과 미래를 위해서라도 광주가 이제 변해야 한다.

-본인은 혹시 진보주의자인가 보수주의자인가.

21세기 지금의 진보는 자본주의적 생활양태를 대체하는 이념과 행동을 말한다. 글로벌 캐피털리즘 현상도 자본주의의 한 풋노트(각주)에 불과하다. 21세기 진보는 생태주의와 환경주의로 나가는 것이다. 지금의 통합신당, 민주노동당, 한나라당 따지고 보면 모두 보수다. 이념과 가치를 구분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과 힘을 누가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실용주의하고 뭐가 다른 개념인가.

이상과 목표로서 진보를 지향해야 하지만 발은 어디까지 현실을 딛고 있어야 한다. 그 목표를 향해 가야 한다고 생태주의자로 무작정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실용주의다. 현실적으로 해결하면서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 한반도대운하 사업은 그런 의미에서 전근대적 토목사업이 아닌 생태주의적 대안이다. 기존의 강산을 그대로 놔두고, 안 쓰고 버려놓는다고 생태주의인가. 영산강 수질이 지금 어떤 상태인가. 퇴적돼 있는 산업·농업쓰레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준설하지 않고 수질을 개선할 방법이 있는가. 운하와 관련해서는 누구와도 언제든지 논쟁에 나설 용의가 있다.

-서갑 지역의 현안에 대해 말해 달라.

서갑은 광주발전의 거점이자 한 모델이 될 것이다. 그 계기는 당연히 운하다. 영산강운하가 뚫리면 화물터미널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부근에 생기게 될 것이다. 물류문제가 해결되면 생산량을 50만대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체부품 클러스터가 늘어나고 연관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광주 전체가 잘 살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역 유권자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다면.

인성고 2학년 때 5월 항쟁에 참여하기도 했다. 광주가 한나라당을 배척하는 뜻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벌써 30년이 다 돼 간다. 피해자가 먼저 용서하자. 과거는 기억하되 용서하고 미래로 나가야 한다. 우리끼리 웅크리고 살면 그 피해가 우리 자손들에게까지 미친다.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곧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길이다. 한나라당이라고 무조건 배척만 할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견인할 창구와 통로를 지금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1964년 전남 강진(43세).
-광주 인성고.
-서울대 정치학 박사.
-하버드대, 북경대, 동경대 객원연구원.
-연세대 연구교수.
-GSI정책전문위원.
-현재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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