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위하여
창의성을 위하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1.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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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밝아오니]김용주(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

21세기 사회는 다변화사회 이다. 매일 홍수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정보와 지식, 시시각각 변화하는 유행들, 그리고 이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 요소인 미디어와 인터넷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개성을 요구한다. 이 개성 안에는 창의성, 개인의 소신, 가치관등 자신 안에 있는 생각들이 포함된다. 개성은 오늘날의 혼잡한 사회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살아가게 해주는 중요 요소이며, 지켜야 할 지적자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생활의 경험과 경력이 쌓여 가면서 개인의 소신과 신념, 가치관과 개성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전향’을 요구하거나 심지어는 강요하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다.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미끼로 개인의 가치관이나 소신을 돌리도록 하는 일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누가 시키거나 강요해서 비자발적으로 소신을 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나서 자신의 소중한 가치나 소신을 쉽게 바꾸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강요에 의해서든 자의에 의해서든 손쉽게 자신의 중요한 영역을 바꾸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질 수 있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라 할 순 없다.

이처럼 소신과 개성이 쉽게 무시되고 의도적?비의도적‘전향’이 난무하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가 획일화되고 경직되어 있음을 뜻하며 이러한 ‘전향’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적 변화는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 자신의 뜻과 소신을 펼치기 위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변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론 심리적 반발을 느끼면서, 또 때론 스스로의 가치를 포기하는 참담함을 곱씹으면서 이루어지는 변화들은 결국 전체 사회의 특정 기득권 집단이 요구하고 재단해 준 가치의 범위 안에서만 이뤄질 수 밖에 없다. 입으로는 다양성을 보장하고 창의성을 북돋워야 우리 사회가 발전할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자신들이 규정한 틀을 벗어나려 하면 가차 없는 응징을 가하는 이 사회의 기득권 세력의 욕심이 오히려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유명 인사들의 학력 위조 퍼레이드는 학벌과 인맥으로 얽힌 기득권 세력에 편입하기 위해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해 ‘전향’해야 했던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굳이 그 안에 속하지 않아도, 창의적인 사고와 능력이 용인되고 환영받는 분위기가 존재했다면 과연 학력위조와 같은 일이 이처럼 사회 각계각층에 광범위하게 퍼졌을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생활을 위한 처세술에 관한 책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신의 본질을 포기하지 않고도 이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획일적인 사고와 강요하는 가치가 만연하는 사회는 결국 정체되고 발전 할 수 없다.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창의적이고 뚜렷한 주관과 가치를 지닌 인재들이 마음껏 변화를 추구하고 혁신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자유롭게 자신이 가진 상상력과 창의성을 펼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는 전 사회적 마인드가 시급히 갖춰져야 한다. 

엉뚱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연구나 프로젝트가 나중에는 엄청난 결과를 이끌어 내는 예는 수도 없이 많다. 호기심을 끝까지 이어나가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끈기와 인내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하고 주목할 점은 생뚱맞기까지 한 아이디어를 그냥 무시하거나 포기하도록 강요하지 않고 그것을 인정하고 꾸준히 발전되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지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의지와 그 의지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열린사회가 서로 혼합작용을 할 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변화가 찾아오는 것이다. 미리 정해놓은 틀과 가치 내에서 변화와 발전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만들어지고 가공된 가짜 ‘변화’는 결국 이 사회를 좀 먹고 퇴행시키는 독으로 작용할 것이다. 진정한 발전은 다양성과 창의성을 지지하고 북돋워주는 토양 속에서만 튼실하게 자라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소신과 의지를 잃지 말기를 그리고 이 사회가 그것을 단단히 지지해 줄 날이 오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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