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한나라당이 다스리는 나라
삼성과 한나라당이 다스리는 나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2.17 09: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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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밝아오니]정지창(영남대 독문과 교수)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에 대한 언론의 보도행태를 보면 삼성이라는 재벌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신문 방송사들은 머릿기사를 비롯해 여러 꼭지의 관련 기사를 통해 이 사건을 집중보도하면서도 삼성중공업이나 삼성이라는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밝히려면 삼성중공업의 크레인과 예인선들이 왜, 어떻게 정박중인 유조선에 충돌했는지를 보도해야 마땅하지만, 사고 수습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이나 정부의 부실한 대책만을 집중 보도할 뿐이다.

삼성은 기름 유출사고의 주범인데도 절대 입에 올려서는 안되는 금기어인 듯하다. 유신시대나 5공시절처럼 검열이나 보도지침 때문에 모든 언론이 일제히 입을 닫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삼성의 전방위 로비에 의해, 아니면 광고 압력이나 회유에 의해, 될 수 있는 대로 삼성이라는 이름은 빼고 보도하는 것인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삼성 특검이 발동된 시점에 기름 유출사고까지 터져 삼성이 더욱 궁지에 몰리면 한국경제가 위태로워진다는 애국적 고려(?) 때문에 언론이 알아서 기는 것인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삼성은 대한민국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와대나 검찰, 언론, 국회, 정치인, 학자, 지식인, 종교지도자 모두가 삼성 앞에서는 꼬리를 내린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눈앞에서 확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이명박 씨가 지난 2000년 11월 문화방송의 박영선 기자를 불러 BBK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내용을 동영상으로 보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내보낸 매체와 이를 본 네티즌들을 경찰에 고발해 처벌하겠다고 협박한다. 사실 보도를 유언비어 유포죄로 몰아 언론을 통제하려는 발상은 군사정부 시절에 배운 ‘세살 적 버릇’인 듯한데, 표 안 나게 세련된 방법으로 ‘자발적 협조’를 얻어내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르며 눈알을 부라리는 모습이 삼성에 비해 영 조잡하고 졸렬하다. 이것이 바로 삼성의 선진성과 한나라당의 후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가.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코앞에 닥친 대선에서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을 등에 업은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당선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사실이다. 온갖 비리와 도덕적 흠결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 후보의 약속에 다수의 유권자들은 무조건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유권자들의 관심사는 진보나 보수, 민주나 반민주가 아니다. 경제가 좋아지려면 재벌이 마음대로 돈을 벌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이명박 후보의 주장에 밀려 그래도 지도자의 도덕성이나 남북화해, 양극화 해소, 여성 존중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나머지 후보들의 주장은 유권자들의 귀에 잘 들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국민의 의식과 사고가 재벌에 동화되어 재벌에 좋은 것이 곧 나의 행복이고 나라의 이익이라는 집단적 최면에 걸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집단최면에 나팔수 노릇을 한 것은 이른바 조중동문 같은 보수 언론이고 이를 행동으로 옮겨 국회와 정치판에서 몸싸움을 한 것은 한나라당이다. 이명박 후보는 기껏해야 바지 사장일 뿐이다. 2007년은 드디어 재벌이 대한민국의 정권을 장악하는 해가 될 것인가. 제살을 꼬집어 정신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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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 2007-12-19 00:14:09
    한 어머니의 호소문

    중국에서 박해받고 있는 저희아들이 하루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합니다.
    저의 둘째아들은 김학철이라고 부르는데 올해 서른 다섯 살입니다.

    김학철은 감옥에 갇혀 인신의 자유를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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