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깊어 삼경에 이르렀고’
‘밤은 깊어 삼경에 이르렀고’
  • 김주석
  • 승인 2007.10.2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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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어 삼경(三更)에 이르렀고 궂은 비는 오동(梧桐)에 흩날릴 때 이리 궁글 저리 궁글 두루 생각다가 잠 못 이루어라

동방(洞房)에 실솔성(蟋蟀聲)과 청천(靑天)에 뜬 기러기 소리 사람의 무궁한 심회를 짝 지어 울고 가는 저 기럭아

가뜩에 다 썩어 스러진 구뷔 간장이 이 밤 새우기 어려워라

* 구뷔 간장: 구곡 간장(九曲肝腸).

‘썩어 스러진’ 하니 이 말에 ‘썩어 문드러진’이 따르고, ‘이리 궁글 저리 궁글’ 하니 이번에는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 자연스레 따른다. 앞엣것 뒤엣것을 이어보니 ‘고통’이고 ‘고뇌’다.

깊은 밤 새삼 깨우는 것들. 빗소리, 실솔성, 기러기 울음. 그리고 이에 부응하듯 원가지 곁가지 기름기름해지는 생각들. “사람의 무궁한 심회”와 “짝 지어 울고 가는 기러기들”의 모습은 닮았다. 그 아득함에서 한없음에서 닮아 있다.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막연한 감정, 까닭 없는 감정은 아닐까. 느닷없이 치밀어 오르고 어지간히 심각해지는.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그런 감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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