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진압군 민간인 암매장 21년만 양심선언 통해 확인
5.18진압군 민간인 암매장 21년만 양심선언 통해 확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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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복부대 제7공수부대 33대대/ 민간인 4명 총격 1명사살했다 / 윤금순씨 증언 사실 뒷받임/ 5ㆍ18 진압에 나섰던 전 공수부대 사병이 21년만에 80년 5월 당시 민간인 사살후 암매장한 사실을 양심고백을 통해 폭로해 그동안 암매장이 없었다던 당시 지휘관들의 거짓증언을 뒤엎는 결정적 증거가 확보됐다. 대통령직속 의문사규명위원회는 18일 공수부대원이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익명의 제보에 따라 기초조사를 실시하던 중 당시 부대원들을 만나 사실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관련 당사자가 모든 사실을 인정하는 양심고백을 했다고 밝혔다. 의문사규명위원회가 밝힌 40대 남자의 증언내용에 따르면 80년 5월 22일 광주시 남구 노대동 남제저수지 부근에서 매복해있던 제7공수여단 33대대 부대원 5명이 지나가던 민간인 4명에게 총격을 가해 이 가운데 1명이 숨졌다는 것. 이 사망자는 보성 출신인 박병현씨(당시 25세)로 지난 90년 뒤늦게 5ㆍ18관련자로 인정돼 보상을 받고 현재 망월묘역 2-03번지에 유해가 안치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당시 근처에서 밭을 매던 윤금순씨(63ㆍ여ㆍ당시 42)와 윤씨의 딸이 이 장면을 목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시 5ㆍ18지원과 관계자는 "지난 96년 윤씨가 숨진 박씨에 대한 목격사실을 증언했으나 객관적으로 이를 입증할만한 사실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였으나 이번에 군인 당사자가 증언을 해와 확고한 사실이 됐다"고 말했다. 의문사규명위원회는 또 부대원들이 이 남자를 사살한 뒤 인근 산으로 끌고 가 암매장했으나 2∼3일 후 동행했던 사람들이 다시 와 시신을 수습해 간 것으로 전했다. 의문사규명위원회는 당시 군인이었던 40대 남자의 첫 증언을 확보한 뒤 부대 동료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4명의 동료들 모두 이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 현지 주민들도 이번 증언과 일치하는 정황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이 마을에 살고있는 목격자 윤씨 "80년 5월 22일 오후 2시 30분께 공수부대원들이 민간인 4명에게 총격을 가해 이 중 20대 남자 한명이 어깨와 목에 총에 맞아 쓰러지는 것을 30m 거리에서 봤다"며 "군인들이 이 시신을 산으로 끌고가 묘지 바로 옆 움푹 패인 곳에 암매장 한 뒤 황급히 사라졌다"며 양심고백이 사실임을 확인해줬다. 윤씨는 또 숨진 남자의 친구였던 김모씨가 총격 직후 산아래 오솔길로 황급히 달아난 뒤 이 마을 박종흠씨(63)집으로 숨어 목숨을 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80년 6월 암매장된 사체를 발견, 88년 국회 청문회에서 이 사실을 증언했던 주남마을 임희주씨(39ㆍ광주시 동구 월남동)는 18일 "이번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직도 밝혀야 할 암매장 사례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청문회 이후 10년이 넘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에대한 진상조사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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