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미국식 교육 왜 따라하나?
'실패한' 미국식 교육 왜 따라하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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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교육이 아이들을 망친다' 황용길 저/조선일보사/

올해부터는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지만, '열린교육'이 처음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얘기되던 때, 난 열린교육을 직접 시도하고 계신다는 선생님들을 찾아다녀 보기도 하고, 그 학교의 시범수업을 보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서울에 서너 학교, 그리고 작은 시골학교들에서 시도되고 있었다.

그때부터 엄청난 속도로 유행처럼 번진 그 교육방법은 드디어 올해부터 적용되는 교육부의 제7차 교육과정에 반영되었다.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의 편성, '학생선택 중심 교육과정'과 '수준별 교육과정'의 도입 등이 핵심이다. 불과 7, 8년 사이에 대단한 세 확장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우리나라 모든 교육문제들의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한 열린교육.

그러나 우리의 전통적인 좋은 학습법을 놔두고, 왜 이미 실패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열린교육을 따라가는지 경고하는 책이 있다.
'열린교육이 아이들을 망친다'!
저자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교사생활을 하면서 열린교육을 실시하는 현장에 있었고, 지금은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교육학과 교수로 있는 황용길씨. 아이들에게 공부하란 말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아이들은 공부를 안 하다가 결국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강하게 주장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그의 주장은 이것이다. '미국의 교육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 벌써 20년 전부터 이 교육은 잘못되었다고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왜 이제 와서 한국은 열린교육이냐, 오히려 미국에서는 동양계 교육을 요즘엔 배우려고 한다.

교육학과 동료교수들의 아이들은 과외를 하고 있다. 심지어 진보주의를 가르치는 교수도 자기 아이들에겐 과외를 시킨다. 비싼 사립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숙제나 학습량이 두 배 이상이다. 결국 가난한 집 아이들만 이 교육체제에서 골탕을 먹는다.

미국에서 70여년 동안 열린교육을 했더니 지금 현재 학생들의 평균 학력은 전 세계 최하위를 다툰다. 그래도 미국사람들이 노벨상을 다 받더라고 얘기하지 말라. 그들은 다른나라에서 어렸을 때 교육을 받았고, 연구환경이 좋은 미국에서 정착한 사람들이다.

아이들이 공부를 좋아하게 되려면, 공부가 친구들과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학 교수도, 전교 1등짜리도, 박사도 공부가 정말 재미있어서 했단 사람 못봤다.

필요하면 다 배우게 되어 있다? 그러면 문법, 사회, 과학... 실생활에서 별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기초학력을 애들이 알아서 배우겠는가. 애들은 구구단을 외우지 않고 계산기를 두드린다.

지식은 쌓이고, 그 쌓인 지식에서 더 큰 지식이 나온다. 창의력도 기초학력에서 나온다. 경쟁은 인간의 본성이다. 시험방법을 바꾼다고 경쟁이 없어지겠느냐. 아이들을 수준에 맞게 가르치다 보면 교사가 특정학생을 지도하느라 다른 학생들은 실질적으로 방치된다...'

교육이 유행을 따라가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 요즘 학교를 바라보는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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