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말
어린이말
  • 최훈영
  • 승인 2007.05.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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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의 바른말 길잡이]

다섯 살에서부터 일곱 살까지 사용되는 말을 대충 어린이말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옛날부터 법가 집에서 다루었던 단계인데, 아마도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도 단계말 공부를 시키던 곳에서 나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덟 살이 되면 저절로 어린이말을 벗어 던지게 된다는 것이 아니고, 일곱 살까지는 어린이말을 사용하더라도 그냥 놓아둔다는 것입니다. 어린이말을 크게 네 가지가 두드러집니다. “저” 또는 “제”라는 말을 사용할 줄 모르고 “예”라는 말을 사용할 줄 모르고, “되받아 묻기”를 잘하며, 말끝을 분명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 곧 어린이 말입니다. 그것 들을 차례로 들고 낱낱이 이야기하기로 하겠습니다.

어린이는 “나” 또는 “내”라는 말만 알고 있을 뿐, “저”라는 말을 알지 못합니다. 스무 살이 되었는데도 어린이말을 벗어나지 못하고 어른들 앞에서 곧장 “내가”라고 말하는 이가 있습니다. 대학생이 되었건만 스승이 무엇을 물으면 “제가 그렇게 했습니다.”라고 말할 줄 모르고 “내가 그렇게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대학생이 있습니다. 며느리가 시어른을 보고 한다는 말이 “내가 ”라고 말을 하게 되면, 그 말을 듣고 있는 시어른이 놀라게 됩니다.

그들은 영어를 배우면서 미국말에는 “나” 하나뿐이더라는 것을 알고는 배달말이 지니고 있는 “저”라는 공손 말을 버리게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저”라는 말은 덕을 쌓게 만드는 대목에서 아주 값진 것으로 됩니다. 까불거리는 경박 인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데 약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바로 이 “저‘라는 말이 그 약이 되는 것입니다.

여덟 살이 되기만 하면 “예”라는 말을 제일 앞에 가지고 오도록 가르치고, 끝에는 “습니다.”라는 말이 오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예”라는 말을 앞에 세우지 못하고, 그것을 뒤로 가지고 가는 것이라든지, “습니다”라는 말을 할 줄 모르는 것이 바로 어린이말 그대로 입니다. 나이로 보면, 시집가고 장가들 나이가 되었는데도 “예”라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어린이 대학생이 있습니다. “자네, 어제 학교에 왔던가.”라고 스승이 물었을 때, 그 어린이 대학생은 “어제 학교에 왔는데, 예”라는 답을 합니다.

어린이는 “되받아 묻기”를 잘합니다. 물음을 받았으면 그에 따른 답을 해야만 되는데, 도리어 묻는 사람에게 그 말로 되받아 묻는 것이 어린이입니다. 이를테면 “자네가 어제 왜 학교에 오지 않았느냐”라고 스승이 물으면 “어제 학교에 왔다, 아닙니까.”라고 되받아 묻는 것이 어린이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날 대학생 가운데 되받아 묻기를 잘하는 철없는 대학생이 있습니다.

어린이는 말끝을 분명하게 할 줄 모릅니다. 말끝이라고 하는 것은 끝소리가 되는 “다”를 두고 이르는 것입니다. 그 “다”소리가 똑똑히 들리느냐에 따라 “말이 분명하다” 또는 분명하지 않다“라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지난날 법가 집에서 말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하루 속히 어린이말을 벗어 던지도록 가르쳤던 것은 자기 아들과 손자들의 소견머리를 넓혀 주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카페 최훈영의 언어예절 http://cafe.daum.net/yez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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