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는 이런데 광주는 어떻습니까
청주는 이런데 광주는 어떻습니까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3.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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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밝아오니]김승환 충북대 교수

저는 박광태 광주시장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다만 한미FTA반대 시위자들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의 의지를 가진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광주시청 앞에서 염소의 음메와 닭들의 후닥이는 소리가 들렸다지요? 박광태 시장께서 뭐 좀 잘못 생각한 것은 아닐까요? 자신도 농민의 아들, 최소한 농민의 손자일 텐데 말이지요.

농민노동자에 대한 처벌의지는 충북의 정우택 지사와 같지만 박 시장께서 정지사와 달리 잘하신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전 광주시 사회복지국장을 재공모하도록 한 것 말입니다. 적격자가 없거나 부족하다고 판단했던지 박 시장께서는 재공모를 하도록 했습니다. 이것이 좋은 일인지 어쩐지 저는 잘 모릅니다. 어떤 내막이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청주의 눈으로는 하염없이 훌륭한 자세로 보입니다.

왜 그런가 하고 물으시겠지요? 지난 1월 19일 정우택 충북지사는 새로 신설되는 복지여성국장에 어떤 분을 임명했습니다. 그것은 절차나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여러 번 부탁도 드리고, 설명도 하고, 또 항의도 했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래서 그 날부터 충북의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시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충북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의 주요 안건이 되어서 이제는 시민사회단체 전체와 충북도청이 혈전(血戰)을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복지여성 분야는 예산도 많고 하는 일도 많아서 공무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부서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부서를 개방직으로 열어둔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지사께서 다소 부적절한 인사를 감행한 것이지요.

임명된 분은 나름대로 열심히 인생을 사셨다고 자부하지만, 시민단체의 눈으로는 부적격자일 뿐 아니라 전문성도 없습니다. 체육학으로 석박사를 해서 복지나 여성과는 거리가 있을 뿐 아니라 경력도 이 분야와는 다릅니다. 그리고 임명 전에 이미 언론에 보도되는가 하면 선발심의위원회에는 같은 뉴라이트 공동대표가 심사를 했답니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참다못한 충북의 29개 시민사회단체가 대책위를 결성하고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주요 의제로 결정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겠느냐구요? 공무원들은 결단코 임명취소나 자진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철옹성처럼 결의하고 있습니다. 참 단순한 관리님들이지요? 충북 시민사회단체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한번 주요 의제로 삼은 사안(事案)을 어떻게 결말지었는지를 몰라서 하는 착각입니다. 지금까지는 정말 신사적으로 비판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결국은 충북시민사회단체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그것은 시민사회단체가 주장하는 것에 무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사로운 목적을 가진 것이 아니고, 또 무엇보다도 충북시민사회단체는 열정과 의지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 대목에서 박광태 시장의 혜안이 부럽습니다. 그러나 기다리십시오. 민주화운동으로 시작하여 눈물과 고통으로 살아온 충북시민사회단체가 그렇게 녹록치가 않다는 것을 곧 보여드릴 것이니 말입니다. 이 글을 읽으실 때쯤 신문에서 충북복지여성국장 재공고를 보실지도 모릅니다. 세상에서 정의롭게 살고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광주 또한 그렇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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