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제기보다 기능연구가 시급”
“의혹 제기보다 기능연구가 시급”
  • 곽규호 기자
  • 승인 2007.03.10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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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당 사전 공모설 어떻게 볼까

광주시의회, ‘소식지’ 근거 의혹 제기
심사 관계자들 “있을 수 없는 일”해명

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이 최근 추진기획단 본부장의 사퇴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문화전당 지하설계가 사전 각본에 의해 추진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역 여론이 또다시 분열 갈등상을 빚고 있다.

광주시의회 문화수도특별위원회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문화관광부가 아시아문화의전당을 지하로 설계하도록 각본에 의해 추진됐다는 의혹에 대해 그 경위와 진실을 명쾌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나섰다.

특위가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배경은 최근 발행된 문화관광부의 소식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 실린 한 편의 기사 때문.

김모 연구원이 쓴 글은 “분명, 생경하지만 매혹적인 풍경이었다. 밑으로 다 보내고 땅 위에는 나무하고 풀만 남겨놓아도 좋겠지.(중략) 2004년 봄 프로젝트전략본부 1기 총괄간사였던 최인기 팀장과 본부장이었던 문승현교수는 볕이 좋은 창가에 걸터 앉아 곧잘 이런 말들을 나누곤 했다”고 기록, 의혹을 살만한 내용이다.

과연 문화의전당 설계는 사전 공모에 의해 지하로 갔을까.

이에 대해 그동안 잠잠하던 문화중심도시 추진기획단이 반론문과 함께 당시 설계공모에 간여했던 건축계 인사들의 해명 글들을 보도자료 형식으로 배포해 눈길을 끈다.

결론은 ‘사전 지하화 방침 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추진기획단 문화전당 건립팀은 “광주시의회 문화수도 특위의 성명 발표는 국제건축가연맹(UIA)의 인증에 의해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거쳤던 국제건축설계경기(현상공모) 심사위원과 사업 주관 기관에 대한 모욕이자 명예훼손에 다름 아니다”고 결론을 먼저 밝힌 뒤 “문광는 다양한 의견을 공정한 방식으로 담아내는 보편타당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UIA 인증 국제설계공모전 방식을 취했으며, 그 과정에 있어서도 한 점 의혹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아시아문화의전당 부지인 구 전남도청 일대의 항공사진. 컬러로 도드라진 부분이 전당 부지이다.
기획단은 이에 따라 “성명서를 발표한 측에서는 의혹의 근거를 분명히 제시하고 사실이 아닐 경우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김상윤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상임이사는 “지금 그같은 논란이 왜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전당 설계 당선작을 음모론으로 모는 것을 경계했다.

설계경기에 간여한 건축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성 전 일리노이공대 교수는 “심사를 운영한 기술심사위원회는 일체 지하화에 대해 아는 바 없으며 위원회의 어떤 단계에서도 언급된 바 없고, 심사위원에게도 지하화 관련은 논의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전 교수는 심사위원이 거부했다는 논의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켄 얭씨는 말레이시아 본국에서 긴급한 업무가 발생해 귀국한 것이며 이 때 UIA 예비심사위원인 라이너 베르비츠에게 자신의 의견을 상세히 전달하면서 투표권을 위임했다. 심사위원이 심사를 거부했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발언의 장본인은 무책임한 소행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최재필 서울대 교수는 “지하화 사전 논의설은 분명한 억측이며 설계경기를 총괄 진행한 책임자로서 설계경기의 공정성을 명확히 밝힌다”고 보내왔다.

최 교수에 따르면 국제건축가연맹에서 인증된 설계경기는 UIA에서 파견된 심사위원에 의해 전체 진행이 모니터링되며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설계경기심사에 대표로 파견된 리처드 잉글랜드씨도 “본인이 진행한 설계경기 중 가장 객관적이며 공정하게 진행된 경기임을 UIA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당시 연구실장으로서 행정지원 책임을 맡았던 김양현 전남대교수는 “학자적 양심을 걸고 언제든지 어떤 자리에서라도 진실을 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까지 선언하면서 “광주시의회 문화수도특위의 주장에 대해 그런 의혹이나 주장을 제기한다면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의혹이나 주장을 제기하는 측에 엄중하게 부담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이번 광주시의회나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는 뭔가 빠진 부분이 있어 보인다.

소식지의 글이 의혹을 갖게 하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국제건축설계경기와 관련한 건축전문가들의 의견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선대 모 교수는 이와 관련, “국제설계경기에서 (사전 결탁은) 있을 수 없는 것인데, 지나치게 정치적 의혹으로 풀어가는 것 아닌가”하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심사위원들이 바지저고리가 아닌 바에 기획단 관계자들의 주문에 그대로 응할 리가 없다는 것. 자신의 경험에 비춰봐도 행정기관이 아무리 뭐라 해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덧붙였다.

그는 “현상설계 하기 전에 최재필 교수를 중심으로 지침서를 만들었다. 그 지침에 의해 국제 설계경기가 진행됐고, UIA가 인정했다면 과정은 잘못된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그같은 의혹을 제기하려 하지도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동신대 다른 교수도 “여러 사람이 심사에 참석한 일인데 (사전 각본) 말이 안 된다.
그는 “그런 의혹에 근거가 없다면 의혹을 제기한 측이 책임을 져야 하고, 근거가 있다면 떳떳하게 검찰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문승현 교수가 지난 2005년 12월 전당 착공식 때 방송에 출연해 ‘(지하화)제안했던 사람응로서 기분이 좋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제안이 음모론으로까지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며 “이런 논란보다는 문광부가 어차피 광주의 의견을 받아주겠다고 나선 마당이므로 토론을 거쳐서 얼마든지 이야기를 잘 해 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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