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단체장 공약, 대체로 '부실'
광주지역 단체장 공약, 대체로 '부실'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7.02.2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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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000개 일자리 창출 공약, 수정 권고...동구 제외한 4개구, '평가 불가능'

▲ 민선4기 2006년도 하반기 공약이행 평가단은 26일 오후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장 및 광주지역 5개 구청장의 공약이행 정도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평가단은 실현불가능한 헛 공약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수정 내지는 폐지를 권고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자는 게 평가의 취지라고 밝혔다.
광주시장 및 광주지역 5개 구청장의 민선 4기 2006년도 하반기 공약이행 정도가 대체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선 4기 공약이행 평가단(단장 황인창 조선대 경영학부 교수)은' 26일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박광태 광주시장이 약속한 134,000개 일자리 창출 공약 등 단체장들의 공약이 상당부분 수정이 필요하거나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인창 평가단장은 "소극적인 자료제출, 충분한 검토에 필요한 시간적 제약, 현장 실사와 같은 구체적 조사 없는 서면 평가 위주로 진행된 점 등 평가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고 전제하고 "비판을 위한 평가가 아니라 공약 이행을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취지를 설명했다. 

20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실천수단 확보여부 ▲재원 조달의 구체성 ▲재원확보 여부 ▲재임기간 정책달성 가능여부 ▲시간계획과 완료시점의 명확성 등 5가지 항목에 대해 5점 척도로 구성된 채점표를 이용해 공약별 평가를 수행했다.

전체 25점 만점에서 20점 이상을 받으면 '좋은 공약', 10점 이하를 받으면 '낮은 평가를 받은 공약', 공약 불이행으로 시행하지 못한 공약이나 답변자료가 부실해 평가가 불가능한 공약은 '평가 유보 공약', 해당 지자체, 현 단체장 사무가 아니어서 평가가치가 없다고 판단된 공약은 '평가의견 거절공약' 등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공약이행 기간이 6개월 여에 불과해 정량적 평가로 수치를 공개하는 것이 여러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채점표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각 평가대상의 공약이행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일자리 창출, 우주항공산업 '나쁜 공약'

■박광태 광주시장=134,000개 일자리 창출공약은 재임기간 달성 가능여부와 실천수단 확보 여부 및 예산 관련 전체 지표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광주시가 제출한 자료는 2006년 분 목표를 102%초과 달성한 것으로 돼 있으나 이행평가단이 실제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상대로 기초조사 한 결과 증감에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3대 주력산업과 4대 전략산업에서 10,568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2006년 이행실적은 2,500개에 불과해 8,000개 이상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단은 "사회적 필요성이 매우 높은 공약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향으로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반면에 LED밸리 조성사업, 1,0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 어린이 복합도서관 건립 등은 '좋은 공약' 평가를 받았다.

또 문화산업 기반조성 복합단지(complex) 조성, 가전로봇산업 육성등은 수정계획이 필요한 공약,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한 대표적인 부풀리기 공약으로 우주항공산업 육성 공약을 꼽았다.

동구 '양호', 나머지 4개구는 '낙제점'

■유태명 동구청장=5개 구청장 중 가장 후한 점수를 받았다. 형식적 요건이 잘 갖춰져 있으며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공약 이행에 대한 많은 작업이 진행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공직풍토 쇄신을 위한 교육훈련 100시간 실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저소득층 주민복지, 장애인 아동복지 관련 공약, 지원동 공동주택 조성공약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공공기관 공원화 사업, 장학재단 설립공약, 전통 먹거리타운 조성관련 공약은 낮은 평가를, 문화센터 건립공약은 민선 3기 내용이라 평가의견 거절 결정을 받았다.

■전주언 서구청장=공약 상당수가 자치구의 자체역량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아 이행 평가 결과 또한 낮게 평가됐다. 평가단은 일부 공약에 대해 근본적인 수정 내지는 폐기를 권고했다.

서구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구정 혁신단 운영, 아동복지센터 운영과 경로당 활성화 관련 공약, 풍암제 등산로 정비 및 웰빙 숲 가꾸기 공약, 공군전투기 소음피해 용역 및 주민 보상 대책 공약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공군 탄약고 부지 활용 공약, 비즈니스호텔 건립공약, 제2정부통합전산센터 및 콜센터 유치 공약, 분뇨처리시설 조기이전 사업 등은 사업주체가 광주시 등 관련부처가 아니라는 이유로 평가 의견 거절 결론을 받았다.

■황일봉 남구청장=대부분의 공약이 평가 항목에 따라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형태로 구성돼 평가단 지표로 평가하기에 한계가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아시아 음악타운 조성 관련 사업은 추진 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신효자촌 조성 사업 등은 실현가능성과 실효성이 낮아서, 백운고가 철거와 인근부지 활성화 공약은 전략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아 낮은 평가를 받았다. 고싸움 테마파크 조성 관련 공약은 평가가 유보됐다.
 
반면에 효사랑 브랜드 활성화 사업,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은 실천수단 확보 여부와 재원확보 여부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송광운 북구청장=평가단은 "중요 공약 중 상당수가 국가나 광주시와 중첩됐고 구체성이 결여돼 있어 평가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밝히고 근본적인 수정을 권고했다.

첨단산업단지 2단계 조성사업, 북구 종합문화센터 건립공약, 재래시장 활성화 공약, 장애인 재활 전문병원 건립과 북부 실버타운 건립 공약 등 대부분의 공약이 평가 의견 거절 결론을 받았다.

반면 저소득층 자녀지원 공약,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내실화 공약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갑길 광산구청장=평가단은 "중요 공약 중 조례 제정이 많은데 이보다 실효성 있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구청장의 독립적인 공약사항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내용별로는 주민참여 기본조례제정, 맞벌이 부부 증가에 따른 영유아 보육정책, 장애인 편의 시설 확보 및 취업 관련 공약 등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자동차 부품 집적화 단지 조성 및 완성차 물류 시스템 구축조성 공약, 중소기업제품 및 농축산물 유통센터 건립공약 등은 평가의견 거절 결론을, 민속작물단지조성 공약 등은 평가유보 결정을 받았다.

평가 결과를 모두 발표한 뒤 평가단은 "단체장 스스로가 임기 동안 매년 1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공약 이행정도를 평가발표할 것을 촉구하고 이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제정 촉구 활동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2007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대선 매니페스토 활동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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