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공원, 세계적인 조롱거리 될 것”
“전두환 공원, 세계적인 조롱거리 될 것”
  • 이국언 기자
  • 승인 2007.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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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대책위, 지역갈등 왜곡 우려 항의방문 등은 유보
   
▲ 5월단체와 광주지역 주요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전두환 공원반대 광주전남대책위원회가 31일 오후 5.18기념재단에서 일해공원 결정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전두환 공원 추진에 내심 말을 아껴오던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들이 31일 기자회견을 갖고 경남 합천군의 전두환(日海) 공원 추진을 강력히 규탄했다. 도를 지나쳤다는 것이다.

앞서 합천군(군수 심의조)은 29일 군정자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새천년 생명의 숲’을 전두환의 아호를 딴 일해 공원으로 명칭을 개명하기로 한 바 있다.

5월단체와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전두환(일해) 공원 반대 광주전남대책위원회’는 31일 오후 5.18기념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천군의 전두환 공원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홍길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날씨가 음습하면 도깨비 불이 가끔 보이는 법”이라며 “우리를 두고두고 괴롭히는 악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진 않았다.

광주전남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전두환은 쿠데타와 광주학살로 단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민에게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 안한 사람이며, 부정축재한 돈을 모두 빼돌리고는 통장에 29만원 밖에 없다고 한 사람”이라며 “특정 공원의 이름으로 돈을 벌겠다는 궁리도 가관이지만, 전두환의 이름을 내세우겠다는 발상이 한심한 따름”이라고 합천군의 행위를 규탄했다.

이들은 “그런 사람의 이름을 내건 공원을 관광객 유치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한다면, 합천은 세계인들에게 웃음거리와 조롱거리의 고장이 되고 말 것”이라며 “불교문화유산인 법보사찰 해인사마저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더이상 두고 볼 수 있는 상황 아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관심을 영호남 지역갈등으로 왜곡될 것을 염려해 합천 지역과 한나라당 차원에서 순리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관망해 왔다”며 “그러나 이제 더는 두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광주전남대책위는 아울러 “합천군수는 한나라당 공천으로 군수에 당선된 사람”이라며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즉각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밝혀, 전두환 공원 추진의 책임으로 한나라당을 겨냥하고 나섰다.

광주전남대책위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두환 공원 추진에 대한 반 역사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지만, 항의방문 등 구체적 행동전은 아직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자칫 지역갈등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5.18 관련단체 등은 이와관련, 한나라당이나 합천군을 직접 방문하거나 반대운동 단체들의 기자회견에 같이 참석하는 것에 대해 한차례 논의를 가졌지만 결국 신중한 입장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이홍길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우리의 움직임이 행여 영호남 갈등으로 왜곡될까 염려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뜻을 같이 하는 전국의 단체들이 같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에너지를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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