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께'와 '시'
'께'와 '시'
  • 최훈영
  • 승인 2006.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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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의 바른말 길잡이]
광복 후 문법책들은 '께' 또는 '께서'라는 말을 설명하기를, '높이고자 하는 사람 뒤에 붙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왕실언어와 백성언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계산하지 않았던 잘못에서 저지른 실수라고 하겠습니다. '용비어천가'라는 노래 속에 'ㅅ긔'가 나오고 '월인석보'라는 책 속에 'ㅅ긔'라는 말이 나옴을 보고 속단했던 것입니다.

"저의 아버님은 오늘 대전에 가셨습니다"라는 것은 며느리의 말하기였지,  [저의 아버님께서는]이라는 것은 며느리의 말하기로 사용된바가 없고, 또한 사용되고 있지도 아니합니다.

'께' 또는 '께서'라는 말의 소리값이 불쾌음이기 때문에 그 말이 입말로서는 사용하기가 불편하며, 더구나 그 불쾌음이 공경말이 되기에는 마땅치 않습니다.
광복 후에 나온 문법책들이 한결 이 '시' 설명하기를 '높임도움줄기' 또는 '존칭보존어간'이라고 해왔습니다. 그 설명 가운데 '높임' 또는 '존칭'이라는 용어가 잘못된 것입니다.

'시'의 갈래가 두 가지 있는데도 그것을 가리지못한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도움줄기 '시'의 사용처가 두 경우 있는 바, 그 하나는 공경해야 될 사람의 행동말에 들어가는 것이요, 다른 하는 삼가 조심해야 될 사람의 행동말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공경해야 될 사람은 친당-척당-시당어른들이요, 삼가 조심해야 될 사람은 척당며느리들과 처남딸-처남며느리, 그리고 남편아우-아우아내들로 됩니다.

공경해야 될 사람의 행동말에 들어가는 '시'를 '공경말도움줄기'라고 부르고, 삼가 조심해야 될 사람의 행동말에 들어가는 '시'를 '삼가말도움줄기'라고 부름이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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