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 축제에 세계인이 몰려온다
성대한 축제에 세계인이 몰려온다
  • 이동호
  • 승인 2006.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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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자원으로 떠오르는 무속(巫俗), 무속기행]③몽골 무속의 관광자원화 작업
몽골 무속의 활성화 및 관광자원화에 대해 알아보려면 ‘차강사르’와 ‘나담축제’를 살펴봐야 한다.

태음력 사용의 예에 따라 몽골에서는 2월에 봄맞이를 하는 것이 상례화되어 있다.
태음력이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에게서 유래한다는 연구자도 있다. 고대 기록은 1년을 12개월로 삼았으며 4년마다 1개월이 추가되는 몽골 태음력을 증명하기도 한다. 몽골 우주론은 세상엔 상호 작용하는 5가지 요소(철, 대지, 불, 물, 나무)가 있으며 이들은 흰색, 황색, 빨간색, 검정색, 푸른색으로 이뤄진다고 여겼다.

‘하얀 달’이라는 뜻의 ‘차강사르’는 행복과 맑음을 상징하며 젖의 분비와 번식의 시작을 의미한다. 따라서 태음력 주기로 봄의 초입에 맞게 되는 차강사르는 식생활 및 삶의 근간인 가축, 우유, 유제품의 풍요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반가이 맞이하기에 충분한 대상인 것이다.

차강사르를 맞기 위한 준비는 묵은해의 마지막 정찬이라는 뜻의 ‘비툰’이라 불리는 전날 오후부터 시작된다.

먼저 몽골 전통 주택인 게르와 가축의 우리를 깨끗이 청소 한다. 그리고 선물과 음식을 준비하는데 새 옷과 수천개의 전통 찐만두를 빚고, 배레스(버터, 설탕, 건포도를 넣고 지은 밥), 유제품(토스, 아룰르 등)등으로 상차림을 한다.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차렸던 음식을 저녁 별빛을 보면서 나눠 먹는다. 향과 양초로 불을 밝히고 우유차를 끓여낸다. 처음 잔은 사방으로 뿌리고 두 번째 잔은 집 주인에게 드리고 나머지 잔은 손님들에게 건넨다.

다음 날 아침에 모든 사람들이 일찍 일어나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면서 새해 걸음(걷기)을 한다. 그런 다음에 집으로 돌아와 새해 인사를 하는데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 게르의 북쪽에 앉고 다음 연장자가 하닥(기원 등 의례 때 사용하는 하늘색 비단천)을 손위에 올려놓고 인사를 한다.
이때 하닥 위에는 은사발에 우유를 채우고, 새 기원의 염을 담은 새해인사와 함께 최고연장자께 드린다.

타인의 집을 방문할 때는 다음과 같은 예법이 있다.
대체로 선물 또는 돈을 준비하고 모자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집에 들어가 모자를 쓰고서 인사를 나누기 때문인데 주인도 손님을 맞이하기 위하여 벗었던 모자를 쓰는 것이 몽골의 풍습이다.

우유차나 양고기, 쇠고기, 빵, 과자 등 내어놓는 음식을 한 번씩은 입에 대는 것이 상례이다. 집을 나설 때 주인은 방문객에게 긴 천의 하닥을 두 손으로 잡고 그 위에 손님에게 줄 선물을 올려놓는다. 거절하면 결례가 되기에 두 손으로 정중히 받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며 나오는 것이 새해 풍속이기도 하다.

대체로 가족이 ‘오보(서낭당)’에 가서 음식 등을 차려놓고 산신과 이웃에 기원과 감사를 드리기도 한다. 몽골 사람들은 여러 가지 전통놀이를 즐기며 3일간의 공식적인 휴가를 즐기지만 다음 한 주일까지 이웃을 찾아다니며 새해맞이 인사를 하며 즐기기도 한다.

▲ 몽골의 대표적 축제인 나담축제의 말타기 경기 선수 입장.
나담 축제는 몽골의 대표적인 민속 축제로 세계인이 몽골을 찾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오래전에 몽골족과 돌궐족이 살다가 두 부족의 싸움 끝에 몽골족이 거의 전멸하고 남녀 2명씩 남게 되었다. 그들은 동쪽으로 피신하여 얼구네쿤 산속으로 들어가 살았다. 다행히도 인구가 늘어났으나 산속이 좁고 불편하여 바깥세상으로 나가고자 하였다. 길이 막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헤매다가 뜻밖에 철광산을 발견하고 철광산을 녹여 길을 만들고 좁은 산속을 빠져나왔다. 드디어 넓은 평원에서 살게 된 것이다.

몽골족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축제를 열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나담축제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기원전 1~3세기에 축제가 시작되었다고 전하기도 하며 칭기스칸의 조상인 하볼왕때 두 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벌였다는 내용도 있다.

여기에 더하여 ‘몽골비사, 알탕텁츠’등 역사서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 의하면 12~13세기에 몽골 사람들은 오보(서낭당)에 제사를 지내거나 깃발과 우상을 신성시하며 군사력을 측정하고 이웃나라와 화합할 때, 전쟁에서 돌아올 때 큰 잔치를 열었다고 기록되어 전한다.

▲ 말타기 대회에 출전한 어린 선수의 모습.
나담축제의 주요 내용은 씨름, 활쏘기, 말타기 등 세 가지이며 무속을 비롯한 각종 행사가 축제기간 내내 펼쳐진다.

몽골의 씨름은 ‘버흐’라 한다. 씨름은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등 널리 퍼져 있는 인류의 가장 오랜 경기라 할 수 있다. 약간의 방식 차이가 있으나 몽골의 버흐는 샅바를 매지 않고 이마를 맞댄 채 힘을 겨뤄 무릎이 바닥에 닿으면 패한다.

‘구달’이라는 긴 가죽신을 신고, ‘조덕’이라는 가슴과 배 부분이 파이고 등, 팔, 어깨만 가려지며 구원의 새 또는 보호신의 상징인 매가 새겨진 옷을 입고, ‘쇼닥’이라는 삼각팬티 형태의 하의를 입고서 시합에 출전한다. 선수들은 출전에 앞서 신께 경건함과 즐거움을 표하기 위해 제단 주위를 한 바퀴 돌며 기원하는데 여기서 제의례를 엿볼 수 있다.

경기방식은 토너먼트이며 전국에서 예선을 거쳐 512명이 본선에 출전한다. 1회전부터 9회전까지 진행되며 매회 반수가 승자로 남는다. 6회전에 진출한 사람을 ‘나친’, 7회전에 진출한 사람을 ‘우스흐 이대로 나친’, 8회전에 진출한 사람을 ‘자앙’, 9회전(결승)에 진출한 사람을 ‘아르스탄’, 우승한 사람을 ‘아브라갗라 하는데 우승자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버흐는 단판으로 승부가 결정되는데 패자는 ‘조덕’의 끈을 풀고, 승자의 겨드랑이에 머리를 대고 패배를 인정하며 승자를 축하한다. 승자는 승리의 징표인 모자를 심판으로부터 받아 쓰고 제단 주위를 두 팔을 벌린 채 매춤을 추며 오른쪽 방향으로 한 바퀴 돌고서 제단 깃대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

활쏘기는 ‘놈솜할밀’이라 불리며 여성도 참여할 수 있다. 활대는 ‘호스’라는 나무로 만들고, 현은 사슴의 다리 심줄로 만든다. 과녁은 예전엔 사각형 이었으나 지금은 둥근 형태이다. 표적에서 75m쯤 떨어진 곳에서 사수가 활을 쏘는데 명중하면 심판이 ‘오하이’라고 외친다. 활쏘기 대회에서의 우승자를 ‘멜겐’이라고 부르며 마유주를 내리고 축하의 노래를 불러준다.

한편 몽골인들은 ‘말에서 태어나 말에서 죽는다.’라고 할 정도로 말은 삶 자체라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2-3살이 되면 부모품에 안겨 말타기를 배우고 4세쯤 되면 몸에 맞는 안장과 발에 맞는 등자를 만들어 혼자서 말을 탄다. 나담 축제의 말타기 경주는 2년생~6년생까지 5가지 종류가 있다. 2년생 대회에서 우승한 말은 ‘다아갗, 3년생 우승 말은 ‘수드렝’, 4년생 우승 말은 ‘하잘랑’, 5년생 우승 말은 ‘서열랑’, 6년생 우승 말은 ‘이스나스’라 칭한다. 2년생이 연속 우승하여 5연패를 하면 ‘투루막라이’라 칭하며 최고의 경주마로 대우를 받는다.

상기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나담축제는 오랜 세월을 이어온 몽골의 전통있는 민속행사이고, 제단을 설치하여 제의를 행하며, 난장이 형성되어 만남과 정보교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축제를 통하여 응집력, 결속력, 전투력을 다지기도 하고 여러 부족을 하나로 묶는 구심체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 몽골 나담축제 기간에는 외국인관광객들이 집중적으로 몰려든다. 일부는 초원의 임시게르(몽골전통가옥)에서 생활하기도 한다.
몽골 무속의 활성화 및 관광자원화는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었다. 매년 5월 1일부터 11월 1일까지 오후 6시 한차례 공연되는 ‘투멘에크’극장의 전통 민속공연 프로그램 중에 ‘샤먼의례춤’이 있었으며 몽골 역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에서 무속의복과 도구 등을 통하여 내력과 실상 및 자원화 의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여기에 브리야트족 무당인 '밤바도르찌'와 무속을 연구하는 ‘돌람’교수의 인터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밤바도르찌는 매년 6월 21일쯤에 세계 각지를 순회하면서 샤먼대회를 여는 등 몽골무속의 활성화 및 관광자원화를 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몽골무속과 세계 무속과의 연계에도 비중을 두고 활동하는 무속인이었다.

돌람 교수는 무속의 긍정적인 사회 영향에도 불구하고 가짜 무당의 준동과 돈만을 내세우는 경향을 경계하며 정책 입안자들과 관광자원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전해주었다.

/글, 사진 곽규호 기자
            이동호 문화전문리포터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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