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을 응원한다.
노회찬 의원을 응원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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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평]홍광석 화순고등학교 교사·소설가
몇 주 전 이 지면을 빌어 [주한미군의 전략적유연성](이하 '이것')에 관한 소회와 함께 정치인들이 공론화시킬 것을 요청하고 응답을 기다려 왔다.

마침내 지난 18일 민주 노동당의 노회찬의원이 '이것'의 부당성과 합의과정을 문제 삼아 노대통령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청와대는 즉각 '이것'의 부당성에 대한 내용상의 반박 없이 김대중 정부 시절의 사례를 들어 '국회의원'의 '권한쟁의 심판 청구'는 법리상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로 일축했다.

필자는 '권한쟁의 심판'에 관한 노회찬 의원의 주장이나 청와대의 반박 중 어느 쪽이 옳은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청와대의 즉각적이고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뭔가 감추는 것이 많다는 점이었다.

청와대, 감추는 것 있는가

우선 드러난 점은 '이것'이 갖는 중대성에 비추어볼 때 그것의 합의 과정은 최소한 국회의원은 알고 있어야 함에도 국회와 사전 협의는커녕 사후에도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미 정부 내의 안보팀간의 이견이 있었음은 기밀문서로 분류된 문건들이 여당 의원에게 유출(?)되었던 점으로 짐작할 수 있다지만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한국의 안보와 관련이 없는 사안에 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국회에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은 억측을 자아내게 하는 점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가 서둘러 진압하려는 태도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의문은 '이것'의 합의 이면에 우리 정부가 말 할 수 없는 또 다른 의혹이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한·미간의 관계에 관한 한 비밀주의 내지는 정부 독점주의가 지배해 왔다는 관행은 알고 있지만 국가와 민족의 안위에 관한 내용까지 공개를 기피한다면 그 이면에 한국 정부의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던지 아니면 말 할 수 없는 이면 거래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밖에도 어쩌면 노대통령도 '이것'의 내용을 몰랐거나 진행 과정을 사전에 제대로 보고 받지 못했지 않았나 하는 의문도 지울 수 없지만 그 점까지는 깊게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노 의원 질문에 공개적으로 답할 때

그런데 문제는 이렇듯 눈 흐린 촌로의 눈에도 풀리지 않는 의혹이 있건만 '이것'의 내용과 합의 과정에 시비를 가리려는 정치인들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것'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는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주장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 본다.

이제 젊은 날 자주, 민주, 통일을 외쳤던, 386세대라는 시대의 후광을 업고 국회의원에 당선된 젊은 의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말고 나서야할 때다. 몰랐다는 말로 죄를 벗을 수 없다. 만약 알면서도 비겁하게 물러선다면 역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노회찬 의원의 질문에 회피하지 말고 공개적으로 답하라. 그리고 진정 잘한 일이라면 국민에게 적극 해명하고 국민을 설득하라. 한국군의 전시 작전권 환수도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주한 미군이 우리의 통제를 받지 않고 한반도 밖으로 나가 제3국과 충돌한다면 그것 또한 민족의 재앙이라는 점에서 우선 '이것'부터 온몸으로 막아야 한다.

노대통령이 후보시절 "미국 대통령과 사진이나 찍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고 했던 말이 국민들 사이에서 썰렁한 농담으로 회자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홍광석 화순고 교사. 소설가. kshong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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