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그림 그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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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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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등등]김상윤 지역문화교류 호남재단 운영위원장
선거철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출판기념회가 잦아지고, 중앙정치인들의 지방나들이도 자주 보입니다. 선거법 위반에 대한 경고가 주어졌다느니 어떤 공무원들이 이미 선거법 위반으로 제소가 되었다느니 하는 기사도 보입니다.

얼마 전에는 여러 시민단체들이 이번 5. 31지방선거에 대응하기 위해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하여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는 사람들에게 큰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 같았습니다. "거참, 잘하네!"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치발전 기대되는 매니페스토 운동

그러나 매니페스토 운동이란 용어가 너무 생소하여 여기저기 검색을 하여 보았습니다. '매니페스토' 라는 정치용어는 '유권자에게 제시하는 선거공약'을 말하는데 거기에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담도록 되어있답니다.

즉 공약 이행과 관련한 재원조달 방안이나 기한, 정책 우선순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니페스토 협약을 체결한 후보는 선거공약이 사전에 공개, 평가됨으로써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비교,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게 된다는 것이지요. 당선된 후에도 공약 이행을 검증하고 연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한답니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성공하면 우리의 선거문화를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감을 여러 언론에서 표명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97년 총선에서 노동당의 매니페스토를 제시해 승리했으며 이를 토대로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2003년 지방선거에 도입되어 정치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성공 사례로 평가되면서 확산될 움직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만약 공정한 평가기준을 마련하지 못하여 객관적인 검증과 평가를 해내지 못할 경우 후보들의 반발이 거세어져, 오히려 한때 논란을 빚었던 '낙선운동'의 재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몇 명의 시민단체 실무책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중의 한분은 매니페스토 운동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공약을 검증하는 것을 뛰어넘어 '정책뱅크'의 기능까지 담당해야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더군요.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비판과 감시' 기능에 치중한 시민단체들이 어떻게 '모든 후보들의 모든 정책'의 실현가능 여부를 검증하고 더하여 정책뱅크의 기능까지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인지 저로서는 아직 동의가 안되는 부분도 있더군요.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시민단체들을 도울 것이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거치겠지만, 실행과정은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공정한 평가기준, 객관적 검증이 과제

저는 그날 이런 제안을 하였습니다. 다양한 시민운동들이 자기분야에서 '이것만은 꼭 필요하다'는 내용들을 우선 모으고 그것을 여러 전문가들과 다듬어서 시민들과 공유하는 것은 어떤가. 세세한 내용보다는 우리지역의 숙원에 해당하는 내용을 모으고 그것들을 시간을 두고 자꾸 다듬어서 알차게 만들어 놓으면, 지방정부에서도 활용하고 중앙정부에서도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겠느냐. 우리가 우리지역의 미래를 알차고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줄기찬 노력을 계속한다면, 머지않아 그 그림은 우리의 현실이 되지 않겠느냐. 우리지역 모두가 함께 그린 '우리의 그림이 우리의 미래'가 되게 하는 그런 운동을 전개하면 어떨까? 헛소리를 하였나요?

/김상윤 지역문화교류 호남재단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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