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그날, 광주는…(2) 광주의 기억
5월 그날, 광주는…(2) 광주의 기억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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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하정웅 기증작품 특별기획전-광주의 기억 3인전> 박불똥(한국)·김석출(재일교포)·도미야마 다에꼬(일본)/ 서로 다른 공간서 광주를 접한 세사람/ 그들이 기억하는 '5월'은…// 5월 그날의 이야기는 스물한 해 동안 숱한 예술가의 작품 대상과 소재가 되어왔다. 그만큼 그날 광주에는 충격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가 많았던가. 그래서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던가 보다. 광주와는 다른 위치에서, 다른 여건에서 살고 있었던 작가들이 같은 시기에 광주항쟁을 소재로 작업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박불똥(한국), 김석출(재일교포), 도미야마 다에꼬(일본)가 그들. 당시 광주 소식을 간접적으로 접한 그들이 5월 광주를 미술로 기억해 내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화두이면서, 이들은 모두 현실참여 미술작업을 하지만 표현방식에서는 작가마다 개성이 드러난다. 박불똥(1956∼)은 경남 하동출신으로 80년대 현실주의 미술운동이 본격화할 때 부각된 민중미술작가. 타락한 자본주의와 부조리한 사회상,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풍자하고 있다. 김석출(1949∼)은 재일 조총련계 작가. 5·18 그때 충격을 대형화폭에 담아낸 광주연작이 유명하다. 광주민주화운동에 자극 받아 일본에서 조총련과 민단소속 미술인을 하나로 묶은 '고려미술인회'를 80년 당시에 조직했다. 그의 작품에서 광주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 사실의 흔적이 화석의 모습처럼 각인되어 영원하고 고요한 깊이로 간직된다. 도미야마 다에꼬(1921∼)는 인권의식 계몽에 앞장서 온 예술가로, 일본의 '케테콜비츠'라 불린다. 작품의 주요 테마는 일본의 침략과 만행을 고발하고 특히 한국민에 대한 원죄의식을 담고 있다. 광주항쟁의 생생한 모습을 절제된 선으로 표현한 그의 판화는 숙연하다.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 포승에 끌려가는 사람은 민주화를 열망하는 민중의 함성으로 들려온다. 100점에 달하는 전시 작품들은 단순히 5월 그날의 기억 차원을 넘어 민주화운동의 참뜻과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겨보게 하는데, 재일교포 하정웅씨가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의 특별기획전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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