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건설비정규직 원청측에 “상시적 인권탄압당했다” 주장
민주노총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출근시간 원청업체 정문에서 팔을 벌리고 다리를 검색하는 것을 비롯해 현장에서 부상을 당해도 휴대폰이 없어 한 시간 이상을 지체했던 일도 일어났다.
또 노동조합 간부들의 현장 출입을 제지하거나 지난해까지 이뤄졌던 노동조합의 현장 교육도 올해부터 대다수 업체가 현장교육을 못하게 해 주차장이나 공장 밖에서 해야 하는 등 사실상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마저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기봉 여수지역건설노동조합 위원장은 “조합원 가운데 토목 건축분야에 일하는 38명 대부분이 환갑이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추석 이후 산단에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청업체측은 조합을 탈퇴했을 때 고용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원청업체들은 근로감독관의 현장조사에서도 “조합활동을 할 경우 차기 공사는 없다”는 말도 스스럼없이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여수산단 원청업체의 방침이 지난해 LG칼텍스(현 GS칼텍스) 파업 이후부터 일어났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여수산단 원청업체들이 조직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관리할 목적으로 만든 ‘클럽 프로젝트’ 문건에서도 ‘GSC'라는 문구가 발견되는 점으로 보아 GS칼텍스가 주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같은 원청업체의 행위가 노동법상 금지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라는 시각도 있다.
신명근 노무사는 “공장 오작동 등의 이유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면 왜 정규직이나 관리직 사원들은 검색하지 않고 휴대폰을 사용했겠느냐”면서 “직접적 고용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같은 행위가 고용관계에 영향을 끼쳤으므로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면 답변 없으면 여수지역서 12월 총파업 진행”
한편 민주노총은 여수산단 원청업체측의 ‘클럽프로젝트 경과보고’문건 작성과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인권위 제소 등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17일 전국건설산업연맹 여수지역건설노동조합은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수 산단내 34개 원청사는 여수지역 건설일용노조에 대한 노조무력화 공작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부당노동행위 관련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해명하고 재발방지와 노조활동보장에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다.
신중철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장은 “이번 여수산단 원청사들의 행위는 노동권을 넘어 인권탄압”이라면서 “여수지역 공단 가운데 20여곳 이상이 임단협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번 일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인권위 제소를 비롯해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고 ‘클럽 프로젝트’ 문건등 관련 사실에 대해 여수산단 원청사측에 서면답변을 요구했다.
한편 여수산단공장장협의회측은 이번 문건에 대해 '작성한 적이 없다'며 노동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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