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버스' 운행, 정당한가
'공짜버스' 운행, 정당한가
  • 이정우 기자
  • 승인 2005.10.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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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통근버스 예산 2년간 13억원
전남도가 지난 5월에 청내 직원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총 1천147명의 직원들 중 637명이 목포이주를, 510명이 출퇴근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교통수단으로는 통근버스 341명(84.2%), 자가용 48명(11.9%), 대중교통 16명(3.9%) 순으로 조사됐다.

얼마만큼의 직원들이 목포로 이사했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고 있으나 출퇴근 교통수단과 관련해서는 실제 상황이 조사치와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남도청 직원들 중 광주 거주자들 대부분이 12대의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는 것.

문제는 이들의 출퇴근 비용을 전남도가 세비를 들여 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도 내부자료에 따르면 버스 운행비에 책정된 금액은 향후 2년간 13억원. 자그만치 매달 5천만원이 넘게 소모되는 셈이다. 과연 도민들이 도청직원들의 교통비까지 대줘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온 가족이 목포 하당지구 한 아파트로 이사를 간 도청의 한 직원은 “이사를 오는 것이 제대로 된 직장윤리일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사를 올 수 없더라도 출퇴근 비용은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 한다는 한 직원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이사를 하려해도 마땅한 집이 없다”면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 발생한 비용에 대해 우리가 책임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출퇴근 자체를 문제 삼는 이도 있었다. 목포의 한 부동산업자는 “최대한 이주를 유도해야할 전남도가 공짜버스를 운행하여 이주의 필요성 체감을 낮추는 것은 도청 이전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서 “전남도를 책임지는 직원들이 광주 거주를 고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출퇴근 예산을 이주대책에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태껏 손을 놓고 있다가 왜 이제 와서 늑장대처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또 “서울 공공기관이 이사 온 것도 아닌데 도청 직원 후생에 도비 사용하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청이전이 단순히 건물의 자리바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 ‘서남해안시대’를 홍보하면서 정작 홍보의 당사자들인 전남도 직원들이 ‘서남해안’을 기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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