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렵고 험난한 길"
"참으로 어렵고 험난한 길"
  • 이정우 기자
  • 승인 2005.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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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정 관련, 논객들의 말 말 말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을 통해 서강대 손호철 교수는 “불볕더위와 열대야로 고생하는 국민들에게 더위를 잊게 해주기 위한 썰렁개그인지 누가 아는가?”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 손호철 손 교수는 “멀쩡한 정신으로는 노대통령의 연정 제의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면서 “혹시 X파일로 위기에 빠진 삼성 구하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국을 뒤흔든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일고의 가치도 두지 않은 셈이다. 손호철-더위를 잊게해주기 위한 썰렁개그인지 누가 아는가 반면에 자타가 공인하는 노 대통령의 이데올로그 유시민 의원은, 3일 열린우리당의 개혁당 출신 모임인 참여정치실천연대가 마련한 토론회에서 “제1 야당인 한나라당 동의 없이는 선거구제 개편이 불가능하다”며 대연정의 불가피성을 설파했다. 같은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은 “동기의 순수성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지역주의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국민들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말해 대통령 1인에 의한 ‘대연정 제안’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진중권

진중권-안들은 걸로 치고, 지역구도 극복 문제의식만 살리자

입심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두 의원은 곧바로 “결혼이냐, 데이트냐”라는 이색논쟁을 전개했다. 노회찬 의원이 “차라리 한나라당과 합당하라”고 몰아붙이자 유시민 의원이 “데이트만 하겠다는 것인데 결혼을 하라고 하면 안된다”고 받아 친 것.

이에 노 의원은 “다른 당들은 약혼했다가 파혼하고, 결혼했다가도 이혼할 수 있지만 정체성이 생명인 민노당은 데이트만 잘못해도 끝장난다”는 특유의 화법을 동원해 열린우리당의 갈지자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시민-데이트만 하겠다는 것인데 결혼하라고 하면 안된다

▲ 유시민 날카로운 논리와 거침없는 독설로 이름난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지난달 30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중권의 SBS 전망대’의 홈페이지에 ‘노 대통령의 연정’이라는 글을 올려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대통령의 대의는 옳으나, 그 문제를 연정이라는 ‘반대급부’와 연결시키는 것은 불필요한 기동이었다”고 말해 ‘의외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진 교수는 “대통령의 제안 중에서 연정제안은 황당하니 안 들은 걸로 치고,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문제의식만은 살려야 한다”고 자신의 주장을 마무리했다. 노회찬-정체성이 생명인 민노당은 데이트만 잘못해도 끝장 ▲ 노회찬
대중적인 언어로 정국을 명쾌하게 해설해 네티즌들에게 ‘판단기준’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인터넷신문 [데일리서프라이즈]서영석 정치전문기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근본주의적이고 모험가적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는 말로 대연정 제안의 특징을 설명했다.

서 기자는 “형식논리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대통령의 제안이, 우리의 정치적 전통과 현실 속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졈을 지적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참으로 어렵고 험난한 길로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서영석-노 대통령의 모험가적 기질 유감없이 발휘

   
▲ 서영석
눈길을 끄는 ‘논객’은 [데일리서프라이즈]에 ‘한나라 대연정, 박근혜 대표와 노 대통령의 치킨게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시사평론가 곽호성씨.

한나라당 당원이면서 ‘박사모’ 전 대변인을 지낸 곽씨는 “한나라당이 영남 지역기반에 연연해서는 큰 장사를 할 수 없다”면서 “노 대통령이 선 굵은 대타협 카드를 던졌으므로 한나라당 역시 선 굵은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정을 수락해 한나라당의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자는 주장이다.

논객들의 화려한 말잔치는 그만큼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터. 하지만 제안의 방식이 느닷없고 파격적이었다는 점에서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희화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시민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손호철 교수는 “순수하게 선거제도 개혁이 목적이라면 대연정 제안과 같은 ‘빅딜’, ‘미끼정캄 방식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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