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시민봉사단 '오월의 빛'
5.18시민봉사단 '오월의 빛'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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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없는 진실을 찾아서"/ 미래 주인공 청소년에 역사 찾아주자/ 망월묘역 안내잗르 정기모임으로 뭉쳐/ 중고교서 '5월강의' 호응, 정례화 건의/ "과거의 진실을 기억하지 않으면 비극의 역사는 되풀이 될 수 있다." 지난 6일 5·18시민 봉사단 '오월의 빛' 신입회원 20여명과 함께 망월동을 찾는 동안, 오월은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 먼 과거로부터 조금씩 현재로 되살아오고 있었다. 김성훈(17. 전자정보고 1년)군은 "이모부가 5·18때 총에 맞았지만 제대로 얘기를 들어보지는 못했어요"라며 "학교 책에서도 알 수 없어서 왔다"고 말했다. 사실 중고교 역사교과서에서도 '5월'은 1줄 또는 넉줄 짜리 대접을 받고 있을 뿐이다. 대학 동아리나 소모임을 통해 이어지던 '5월 학습'도 학생운동의 퇴조에 따라 점차 사라지고 있다. 졸업을 앞둔 허은주씨(여. 22. 전남대 불문과4년)는 "선배의 권유로 참가했는데, 지나치듯 들었던 내용이 내가 아는 5월의 전부"라며 이 기회를 통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고 했다. 21년 전 그 해에 태어났던 사람들이 벌써 대학을 다니고 있고, 망월묘역은 성역화로 대리석과 기와지붕이 웅자를 뽐내고 있다. 하지만 오월행사는 언제부턴가 '정신계승대회'에서 '기념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5·18시민봉사단 '오월의 빛'은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98년 자원봉사단으로 망월묘역 등 안내를 위해 모였던 사람들이 정기모임으로 발전한 것이다. '5월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이미 5월 안내활동에 80명이 함께하기로 했고, 그 중 50명이 10대 청소년이다. '오월의 빛'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80년 당시 대동고 3학년생으로 '시민군'이었던 김효석씨(40). "정의를 사랑하고 불의를 미워하며 나눔의 공동체를 실천했던 오월항쟁은 앞으로 통일로 완성돼야 합니다" 그래서 '오월의 빛'이 내거는 핵심이 정의·봉사·통일이다. 그리고 이 일을 끌고 갈 주역으로 청소년에 주목했다. "항쟁의 마지막날 도청에서 26구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그 중 8구가 10대 청소년이었어요. 오월항쟁에서 누구 못지않게 헌신적이었던 청소년들에 대한 조명이 아직까지 거의 없었죠. 역사와 미래의 주인인 청소년에게 그들의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사람도, 교육도 없었어요." '오월의 빛'은 올해 처음으로 일선 중고교에서 직접 5월 강의를 하기로 했다. 누구도 해보지 않았지만 누군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었다. 교육청을 두드렸고, 시내 5개 구청장들을 쫓아다녔다. 성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각 학교 중고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광주항쟁 바로알기' 학교 수업은 지난 4일 살레시오고교를 시작으로 5월7일 현재 시내 35개 중고교 530학급 2만5백33명이 신청했고 계속 늘고 있다. '오월의 빛'은 이것도 부족해 각 학교에 할당된 특별수업시간에 5월수업을 정례화 하도록 청와대, 행자부, 문광부, 교육부에 제안서도 보냈다. 이들은 이 외에도 소설 태백산맥 역사기행과 남북사적지 교류 등의 활동도 계획 중이다. 특히 5월항쟁 당시 청소년층의 활약을 재조명하기 위한 실천활동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오후 3시 5·18구묘역에서 시작한 '오월의 빛'회원 자체수업은 가랑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신묘역에서 끝났다. 부지런히 따라다니던 회원들의 노트엔 깨알같은 글씨들이 빼곡했다. 김회장은 마지막으로 회원들을 안내하면서 강조해야할 세 가지를 당부했다.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선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당시 군 작전권을 갖고 있던 미국이 5월에 대한 어떠한 공식 입장도 표하지 않았으며, 아직 신묘역 한구석에 있는 47기의 가묘주인(행방불명자)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오월은 그래서 아직 미완입니다." 문의 : 062)512-5180 박홍수 016-663-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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