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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홈페이지에 진상조사결과/
한씨측 "경찰이 진실왜곡"/
예고없이 찾아오는 경련때문에 한씨의 가족이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전남지방경찰청은 자체 홈페이지 '참여마당'에 '(주)캐리어노조 불법파업 관련 진상'이라는 문서를 띄워놓았다. 주요내용은 지난달 29일과 5월1일, (주)캐리어 공장(광주시 광산구 하남공단)에서 발생한 경찰과 노동계의 충돌에 관한 경찰측의 자체 진상조사 결과였다.
특히 지난달 29일 '경찰에게 형사기동대 봉고차 안에서 집단폭행 당했다'며 현재 조선대병원에 입원중인 캐리어 하청노조원 한승육씨(34. 광주시 서구 풍암동)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경찰측의 입장과 주장이 실려있다.
하지만 한씨와 그 가족측은 여전히 경찰측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연 누가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가.
한씨는 지난달 29일 새벽 2시반께 캐리어 공장안에서 농성중이던 동료노조원들을 도우러 공장안에 들어갔다가 사측 직원들에게 붙잡힌 뒤 경찰에게 인계되어 광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경련을 일으키자 낮 1시30분께 하남 호산병원에서 응급치료 후 오후 5시께 다시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다음은 지난 5일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띄워진 진상조사와 가족측이 제기하는 의혹부분이다. 경찰측은 현재 보도자료 외에 사건관련 언급을 일절 기피하고 있다. (▷경찰측 진상자료 원문 ▶ 가족측의 의혹제기)
헬멧 씌워진채 구타여부
-형사기동대 차량에는 헬멧없어
-형사가 외부 전투경찰 것 가져와
▷ 연행되는 과정에서 기동대차량 안에서 경찰 4명으로부터 머리에 헬멧을 씌워진 채 30분동안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하나 형사기동대 차량에는 평소처럼 당시에도 헬멧을 적재하지 않았다.
▶ 한씨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차량 안에는 헬멧이 없었지만 형사 한 명이 밖에 대기 중이던 전투경찰의 헬멧을 가져와 자신에게 씌웠다. 또한 지난 4일 광산경찰서장도 인정했듯, 차량 안에는 23개의 쇠파이프가 있었다. 한씨는 형사들이 그 쇠파이프로 헬멧을 쓴 자신에게 엎드리라 해놓고 머리를 20여 차례 때렸다고 주장한다.
한씨는 구타의 원인에 대해 '형사가 함께 공장안으로 들어간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모른다'는 답을 했고, 그때부터 구타가 시작됐다고 했다.
▷ (한씨가)30여분간 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나 현장에서 광산경찰서까지는 15분가량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로...
▶ 경찰측 진상보고서(지난달 29일,30일, 5월2일자)에는 한씨가 경찰에 인계된 시각이 오전 4시30분, 광산서 도착시각은 5시 30분이다. 한씨에 앞서 경찰차량에 붙잡혀 있던 인터넷기자는 한씨와 10분쯤 차안에 같이 있다 자신이 먼저 풀려났다고 했으므로, 이후 한씨가 주장하는 30분간 구타시간과 광산서까지 이동시간 15분을 합치면 한시간이 들어맞는다.
▷한승육은 조사당시는 물론 민노총 간부들이 2회에 걸쳐 조사실을 방문 면회실에서도 머리가 아프다는 말은 없었으며
▶한씨는 경찰서에서 당시 조사받을 때 형사에게 머리가 어지럽다고 얘기했으나 형사는 무시하고 조사를 받았다 했다.
호산병원 최초 진단
-간질발작 양상의 경련과 과호흡
-계속적 경련...신경안정제 투약
▷ 최초 호산병원진단결과....
양팔과 양쪽다리에서 간질발작 양상의 경련과 과호흡을 보였다. 항경련제 주사후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의식은 명료하였다... 증상이 재발하고 약물에 반응이 없어 조선대병원으로 전원하였다.(김00의사)
▶당시 담당의사였던 김용균 원장(광산구 호산병원 내과전문의)의 말이다.
"병원에 올 때부터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증세가 전에도 있었어요?'하고 물었더니 그 사람이 '중학교 때 한번 그런 적 있었다'고 말했다. 신경안정제를 세차례 주사했지만 잠깐 괜찮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경련을 일으켰다. 신경안정제의 용량을 높여 다시 투여했지만 반응이 없어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겠다고 판단했다."
김 원장은 당시 '발작', '간질'등의 표현은 누구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 조선대병원에서 넷째형 한00는 어렸을 때 이런 증상이 있었으나 쓰러지지는 않았다고 진술하는 등
▶ 한씨의 넷째형 승민씨(41)는 "29일 처음 조대응급실에 있을때 형사가 '간질병이 있었느냐, 몸이 허약하냐'고 물었고 '그런 적 없었으며 쓰러진 적도 없었다'고 말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본인과 가족의 진술, 중학교 생활기록부, 이웃주민의 진술, 의사의 진술 및 소견서
▶ 한씨의 형 승민씨는 "형사들이 셋째형의 형수와 병들어 누워있는 노모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승육이가 간질병이 있었느냐'고 집요하게 물었고, 가족 누구도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한씨의 중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중1때 신체발달사항 중 '체질'란에 '신경쇠약'이라고 적혀 있었고 졸업할 때까지 조퇴3회로 정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측은 '벌써 20년 전의 일이고, 만약 간질환자라면 어떻게 현역1급으로 3년간의 군대생활을 어떻게 했겠는가'하고 반문하고 있다. 또한 의사의 진술이나 소견서에도 경찰의 주장처럼 '지병인 간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CT판독결과
-'이상없다' 전문의 소견서 첨부
- 담당의 소견 바뀐 것 외압의혹
▷CT판독결과 이상이 없다는 병원장 직인이 날인된 송00의사 명의의 소견서 발부
▶ 최규철 조선대병원장은 "한씨의 CT는 두장이었는데 응급실에서 본 것과 신경외과에서 본 CT가 다른 것이었다. 지난 4일 광산서 수사과장이 병원에 찾아와 '왜 의사마다 소견이 다르냐, 다시 CT를 찍어보자'고 따지길래 방사선과에 가서 담당의사를 불러 두장의 CT를 같이 놓고 최종판독을 했다. 결과는 뇌출혈은 없고 뇌좌상으로 나왔다. 좌상은 타박상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
한씨의 담당의사는 8일 본사에 전화를 걸어 "처음에 내가 보지 못했던 CT가 한 장 더 있었는데 지난 4일 나머지 한 장까지 최종확인 결과 한씨는 뇌출혈도 아니고, 피멍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분명히 했다.
한씨의 가족측은 송교수가 지난 3일 경찰에게 발급한 진단서에는 '좌전두부에 소량의 출혈'이라고 써줬다가 4일 경찰로부터 항의받은 뒤 '아니다'로 바뀐 것에 대해 외압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측의 행동에도 의혹이 가는 점이 있다. 경찰은 한씨를 간질지병이 있다고 발표한 뒤 병원을 찾아가 간질 병적여부를 묻고 다녔다는 점, 기자회견도 아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소극적'으로 자체 진상자료를 발표한 점 등. 한씨의 큰형 승국씨(48)는 '자기 주장에 자신이 없어서'라고 해석한다.
한씨는 조대병원에 입원한 뒤 매일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병원측에 따르면 하루에 5~6회 일어나던 경련이 지금은 2~3회로 줄기는 했지만, 새벽이나 낮이나 가리지 않고 10분가량 무호흡증을 시작으로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의 한 노동자에 대한 폭행의혹을 둘러싸고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한씨는 자신이 겪었던 당시의 현장과 사람을 기억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