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사고 대응체계 ‘엉망’
산단 사고 대응체계 ‘엉망’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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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여수신문]상황실 운영하고도 … 유독가스 피해 노출 방치

비상경보 울리지 않아 인근공장 근로자까지 피해   
 
65명의 부상자를 발생한 (주)M&H 레버러토리즈 공장의 유독가스유출사고는 경보체계의 문제와 재난관리상황의 보고체계 문제 등 여수산단의 사고대응체계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 사고업체가 인근 공장에 가스누출에 따른 경보를 발령하지 않고 늑장신고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가스에 노출됐다 ⓒ새여수신문


○ 사고발생과 보고체계 대응체계 문제점

여수산단내 (주)M&H 레버러토리즈 공장에서 유독가스유출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대략 16일 0시 06분경.

ODZN(정밀화학 중간제품)의 생산공정에서 톨루엔이 함유된 염산을 중화처리하기 위해 파이프라인 밸브를 완전히 닫지 않은 상태에서 염산이 1% 함유된 톨루엔 10리터가 누출되면서 발생했다.

그러나 이 사고가 관계기관에 알려진 것은 사고가 발생한지 3시간정도가 지난 2시 55분경 인근 LG화학에서 근로자들이 유독가스로 인한 호흡곤란 구토 등의 증세를 호소하자 119구급대를 불렀으며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사고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고를 인지한 소방서도 여수시에 사고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재난관리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여수시가 사고소식을 접한 시간은 사고발생 4시간이 넘은 4시 10분경. 그것도 사고회사나 소방서가 아닌 중앙재해대책본부로부터였다.

이 때문에 시가 재난종합상황실을 가동한 5시경에는 이미 유독가스에 노출된 근로자 50여명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이후였다.

시가 재난상황실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시의 지휘아래 움직여야 할 각 기관들은 저마다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체계적인 사고대응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실제로 노동부는 학동 KT건물에 위치한 여수중대사업사고예방센터에 상황실을 구성하고 사고수습에 나섰다. 이러다 보니 사고수습에서부터 유출된 유독가스의 명칭까지 혼선이 발생했다.

여수시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말을 빌려 사고발생 13시간 만인 지난 16일 12시 59분 유독가스가 맹독성을 지닌 ‘포스겐’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17일 노동부가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유출가스는 ‘포스겐’이 아닌 상대적으로 독성이 약한 ‘염화수소’라고 발표해 유출된 유독가스 물질이 무엇인지 오락가락하고 있다.

특히 노동부는 공정상 그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유출가스는 포스겐이 아닌 ‘염화수소’라고 발표했지만 현장 작업일지를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의혹까지 사고 있다.

○ 경보체계의 허점

각종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수산단은 사고에 대한 대비를 위해 각종사고 발생시 인근공장에 사고소식을 알리고 관계기관에도 사고를 전달하는 핫라인이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16일 오전 독가스를 누출한 ㈜M&A래버러토리즈 여수공장은 사고 뒤 관계기관에 이를 신고하거나 경보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사의 모기업이자 인접한 ㈜화인케미컬 여수공장도 사고지점에서 30-50m 떨어진 곳에 있는 공장 내 누출경보장치에서 16일 오전 0시께 경보음이 수차 울렸는데도 역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실제로 유독가스를 흡입한 근로자들 중 어느 누구도 비상경보음을 듣지 못했으며 119구급대를 부른 LG화학도 인근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유출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유독가스에 노출된 환자가 65명으로 늘어나는 등 비상경보체계의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한 실정이다.

/박태환 기자 새여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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