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는 전국에서도 장승이 가장 많은 곳이다. 전남에는 54개 지역에 돌장승
37기, 목장승 17기가 남아 있으며, 전북에서도 돌장승 15기, 목장승 4기가 남아 있다. 전국에서 장승이 확인된 지역이 167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전라도를 장승의 고향이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각 시대별로 대표적인 장승을 살펴보면, 장흥 가지산
보림사(寶林寺) 장생탑비, 전북 익산군 동고도리(東古都里)의 수구막이, 영암 월출산 기슭의 국장생- 황장생, 남원 만복사지의 석장승 등은
통일신라시대 및 고려시대에 세워진 장승들이다.
조선시대에는 남원 실상사(實相寺) 돌벅수, 나주 운흥사(雲興寺) - 불회사(佛會寺)의 돌벅수, 무안 법천사(法泉寺)의 돌벅수, 해남 대흥사(大興寺), 승주 선암사(仙巖寺)의 목제 호법신장(護法神將) 등이 만들어졌다. 다양한 표정의
장승
대학가의
시국장승
1980년대 중반부터
대학가에는 ‘민주대장군’ 등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새겨진 장승이 세워졌다. 이후‘민족통일대장군’,‘백두대장군’,‘자주여장군’,‘반전반핵대장군’
등이 만들어져서 정치활동(?)을 개시하였고, 그 영역도 학내민주화에서부터 노동, 교육, 환경, 문화, 통일, 남녀평등, 반미에 이르기까지
확대되어갔다.
더불어‘통일기원굿’,‘길놀이굿’,‘장승맞이대동풀이굿’ 등 각종 장승굿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전통시대의 장승이
청년들에 의하여 새롭게 재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