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 정책이 우선
여성농민 정책이 우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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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우리농촌은]강정남 나주농민
선선했던 새벽공기가 후끈 달아오르쯤이 되면 두팔 목 힘부터 풀린다. 하루종일 사다리 타기, 오르락 내리락 반복하면서 목을 제끼고 하늘만 쳐다보고 배봉투 싸기를 한다. 오전 10시, 아침밥 먹으로 들어간다.

배밭을 나오려니 건너편 동물아짐네 보리밭에는 임실 할머니가 나와 앉아있다. 새보러 나와놓고는 연신 자울 자울 졸고 계신다. 할머니가 새를 보는게 아니라 새가 할머니를 보고 있다. 대충 찬물에 아침밥 말어먹고는 얼능 일어나 배밭으로 간다.

어느새 임실 할머니 옆에는 동네 할머니 대여섯 분이 둘러앉아 계신다. 할머니들은 나에게 장난까지 거신다 “맛난 것 있음 주고가! 안그럼 못가!”

나는 -- “할머니 ! 새나 잘 보세요, 아까도 내가 새를 얼마나 쫒아 줬는 줄 알어요, 내가 할머니 한테 돈받아야 된당께” 그러면서 할머니들에게 배즙 몇 개를 건네주었다.
그렇다. 농촌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라면 제일먼저 노인들, 그리고 빈집이 떠올려진다. 우리동네만 해도 한해 두해 지나서 노인네들 저세상으로 가고 늘어나는건 빈집이다.

십몇전 전만 해도 나랑 함께 새벽밥 지어먹고 서울대회까지 가시던 분들이 이제는 버스타기도 힘든 몸이 되어버렸으니 말 다한 셈이다.
한마디로 농촌은 방대한 경로당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잽싸게 머리가 잘돌아가는 지역 정치인들은 앞 다투어 노인복지를 외치니 말이다.

뒤집어 말해볼까! 농업농촌의 문제가 복지로 풀 문제인가!
하기사, TV에 나와 공공연히 어느 학자, 그리고 기업을 대변하는 무슨무슨 연구소 사람들은 그렇게도 얘기한다. 차라리 농업이 아닌 농촌이라는 농촌지역복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참, 웃기는 일이다. 내문제의 본질이 복지였다니!~~ 웃기는일 아닌가!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치를 인정받을때 비로소 사람대접을 받고 살맛나는 것 아닌가! 농민의 가치, 농업의 가치를 떠나서 논의되는 복지를 나는 참다운 복지로 생각하지 않는다.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농민, 더 나아가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여성농민, 생산자로서의 여성농민으로 인정받고 싶다. 자치센타에서 그깟거 런닝머신이라는데서 뜀박질좀 뛰고 노래배우기 같은걸로 여성농민 복지를 땜빵질 하지 말란 얘기다.

노동을 통해 피어나는 농촌의 아름다운 사람관계는 이미 안타깝게도 무너져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린, 일하는 사람이다. 생산자로서의 여성농민 정책이 먼저 수립이 되고 그 다음이 복지의 순서라고 본다.

또한 복지는 공공성을 띠어야 한다고 본다. 몇몇 개인에게 그 시혜가 돌아가는 선심성, 전시 복지정책이 아니라 일하는 여성농민으로서의 삶을 중심에 두고 고민하란 얘기를 하고 싶다.

이제 나에게 새로운 좌우명이 생겼다.
억울하면 출세하라!... 아니, 억울하다면, 세상을 바꾸자!~~ ...

/강정남 나주농민 jnjn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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