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출력라디오, 법령 제도정비 시급
소출력라디오, 법령 제도정비 시급
  • 안형수 기자
  • 승인 2005.04.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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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송출범위 개선-콘텐츠확보-시민참여 등 절실
오는 5월이면 광주전남지역 2개 소출력라디오방송이 실용화 시험국 허가를 거쳐 정규 개국한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광주 북구의 (사)광주시민방송(이사장 김용선 광주 북 용봉동 239-2 (구)북구보건소 3층), 전남 나주의 (사)나주방송(이사장 김양곤 전남 나주 중앙동 30번지 율봉빌딩 3층)은 각각 이달중 정보통신부에 지상파 방송 실용화 시험국 허가를 거쳐 시험방송을 거친뒤 5월께 정규방송으로 개국할 예정이다.

시청자의 방송주권확보라는 '엑세스권'충족측면에서는 일면 긍정적이나 한달여를 앞둔 소출력라디오방송이 넘어야할 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다.

먼저 콘텐츠 확보와 프로그램의 원활한 제작여건이다.
광주 북구 시민방송의 경우, 방송프로그램으로는 청소년문화프로그램인 '1318문화지대'와 소외계층의 소식을 전하는 '세발자전거', 지역동네소식을 전하는 '다같이 돌자 동네한바퀴' 등을 비롯, 구정소식과 지역생활정보를 안내하는 '뉴스매거진'을 통해 하루 20시간 송출할 계획이다.

전남지역 시범사업자인 나주방송 또한 지역생활정보프로그램인 '출발! 희망 나주', 음악프로그램인 'PUMP UP 나주', 청소년대상 프로그램 '영산강아이들', 장애우 등 소외계층의 소식을 담은 '사랑의 소리', 농촌 대상 프로그램인 '흙과 사람들'이란 프로그램으로 하루 5시간 이상 지역민들에게 송출할 계획이다.

광주시민방송의 경우 점차 음악프로그램의 비율을 낮추고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한다는 계획이며 나주방송 역시 지역 대학이나 시민단체와 프로그램 제작협조를 통해 프로그램 제작 여건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상근자 4명으로 방송을 운영하는 북구의 경우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대학생들을 비롯 5개 지역단체가 참여하고 여기에 방송제작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는 반면 나주방송의 경우 상근자 없이 전원 자원봉사자들이 구성한 팀에 의해 운영될 계획이어서 안정적 프로그램 공급과 제작이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이다.

노병구 나주방송 편성국장은 "지역 대학이나 단체, 관공서 등에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며 "현재 내부 시험방송을 통해 점차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군다나 미국과 영국에서 이미 실시되고 있는 소출력라디오 전파의 출력이 10W 이상인데 반해 현재 개국을 앞두고 있는 소출력라디오 방송의 출력은 1W에 불과해 청취자들에게 제대로 전파가 전달될 수 있을 가능성 또한 미미하다.

이같은 이유는 현행 전파법 상 소출력 라디오 방송을 1W로 규정한 조항이 경기장이나 행사장 중계를 위해 마련된 조항이어서 시험 운영중인 각지역의 소출력라디오방송의 현실과 동떨어져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1W의 출력으로는 반경 4 -5KM에서 청취할 수 있다고 하나 이마저도 장애물이 없는 평지의 경우에 가능한 송출범위여서 중계기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것. 그러나 정부당국은 중계기 설치를 금지하고 있고 중계기 설치가 가능하더라도 송출권역을 벗어나거나 타 전파와 혼선도 해결해야 될 과제이다.

박채은 미디액트 선임 정책연구원은 "현행 전파법은 행사장이나 경기장 중계를 위한 미니FM 방송을 위해 도입됐던 것으로 지역공동체 라디오방송 출력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공공성을 띈 지역 커뮤니티 방송으로서 지속적인 정부 예산지원과 제도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방송 운영자 내부에서도 안정적 운영을 위한 콘텐츠확보나 운영방안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소출력 라디오란

기존 FM라디오가 500W에서 10㎾의 대출력을 이용한 방송이라면, 소출력 라디오는 10W∼100W 출력의 커뮤니티 방송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W의 경우 수신 범위가 반경 1~2㎞내며, 10W 정도면 10~20㎞까지 전파를 보낼 수 있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1978년 금지했던 소출력 라디오 방송을 2000년 4월부터 연방통신위원회(FCC)를 통해 허가하고 있으며 출력은 10w-100w이다. 이웃 일본은 10W이상 20W이하로 허가하고 있고 영국의 경우 방송사업신청자가 송출권역을 정한다.

대부분 국가가 지역밀착형 공공성을 띈 커뮤니티 매체로 공익성을 우선시해 허가하고 있다.
현재 소출력 라디오 관련 규정은 전파법시행령에 일부조항이 있으며 이마저도 1W이내로 규정하고 있어 시범운영되는 소출력라디오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 연세대, 경희대, 중앙대 등 서울 소재 대학에 소출력 교내 라디오 방송국을 허가해 운용했으나 1970년대에 폐지되었다. 1993년 대전 엑스포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된 바 있으며 아마추어무선동호회(HAM) 회원들이 일부 운영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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