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스승이시여 ! 편히 가시옵소서.
참 스승이시여 ! 편히 가시옵소서.
  • 김선호
  • 승인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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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사[김선호 화정중 교감]

 '우리의 영도자이시며, 조국의 어버이이시며, 7천만 겨레의 스승이시며, 민족의 태양이신 경애하는 우리 어버이...', 이렇게 시작하면, 우리 많은 국민들은 북한의 김일성을 연상하고, 이런 말만 시작하면 우리의 적들은 우리를 잡아넣기 시작했습니다.

 그 서슬 퍼런 총칼 앞에서도, 5대 독자라고 했던 당신은 아릿다운 어린 7공주를, 살을 애는 겨울에도 사모님 치마폭 얽어 만든 무명 홋 이불 한 폭에 떨게 해놓고, 죽어버린 교육을 살려내기 위해, 썩어버린 이 나라를 구해내기 위해 대문을 박차고 나가셨습니다.

지난 3월1일, 일제의 사슬을 끊기 위해 2천만 민족이 독립만세를 불렀던 그 날, 당신이 평생을 발걸음하며 기도를 올리신 무진교회에서 따님을 시집 보내셨던 그 날, 천리 길 마다않고 오신 분들은 강강술래 하듯이 돌아가며 손을 맞잡고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복사꽃 살구꽃 피면 꽃잎 향내 맡으며, 당신이 백두산에 올라 떠오신 물 한 컵 같이 마시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시지도 못하고, 왜 그 물병만 저희들에게 던져주고 가셨습니까? 생각해보면 1986년의 교육민주화 선언과, 1989년 5월 28일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은 우리의 교육사와 우리나라 역사의 전환점을 예고했던 서곡이었습니다. 

이름만 교사였지, 교단에 서계셨던 날보다, 굴비처럼 엮어가 철창에 갇히고 군경을 피해 다녔던 세월이 열배보다 많으셨던 선생님, 이제 벌써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신 그 곳에는 행복스런 교단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질곡의 세월, 민족-민주-인간화의 참교육 어깨동무 엮어 악의 축과 싸워냈던 고난의 세월 잊으시고 꽃상여타고 가시옵소서.

참교육의 큰 스승이시여! 이름 없이 버림받았던 무명교사들이 수놓은 참교육의 무지개 꽃 이불 덮으시고 편히 가시옵소서.

당신이 아직 못다 이룬 참세상의 꿈, 통일의 꿈, 우리에게 맡기시고 훠이 훠이 평안히 가시옵소서.

우리의 영도자이시며, 조국의 어버이이시며, 7천만 겨레의 스승이시며, 민족의 태양이신 경애하는 우리 모두의 어버이이신 선생님이시여, 이제 모두 모두 잊으시고 영면하시옵소서.

/김선호 광주 화정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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