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하는 농촌교육 대안은?
붕괴하는 농촌교육 대안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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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농촌은]

 3월 2일 새학년에 대한 설레임을 안고, 새책을 빵빵하게 담은 가방을 낑낑대며 아이들이 왁자지껄 집을 나선다.  도시학교라면 새친구, 새 선생님에 대한 기대로 잔뜩 궁금해 하겠지만, 6년내내 한 반에서 똑같은 아이들과 지내는 우리 아이들은 1학년이 몇명이 입학할 것인지가 더 궁금하다.

작년에는 전교생 75명, 3학년, 2학년이 되는 우리 아이들의 전체 반인원수는 10명, 13명이다. 그래서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때면 축구 멤버가 부족하기 때문에, 1-3-5학년과 2-4-6학년이 한 팀이 되어 나름의 생존방식으로 축구를 한다. 그런데, 큰 일이다.  올해 졸업생이 10명 (남학생 3명)인데, 신입생은 5명(그것도 남자는 1명)밖에 안되 축구부 구성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신입생이 5명뿐이라고 하자, 엄마들이 동요한다.  다들 따로따로 대책을 세운다. 어떤 좋은 명분을 내세운다고 하더라도 내 아이에게 친구가 거의 없다는 데 떠난다해도 말릴 명분이 없다. 산간오지도 아니고, 도시에서 가까운 곳인데다, 면단위에 하나밖에 없는 학교인데도 이렇게 학생 수가 없는 이유는 뭘까. 문제는 총체적인 농업,농민문제로 젊은 이들이 농촌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데 기인한다. 더불어 그나마 있는 농촌총각들이 결혼을 하지 못한 사람이 너무나 많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수 만은 없다.

우리 인근 면의 초등학교는 학교장님이 열의가 대단하셔서, 학교의 모든 예산을 아이들의 특별활동에 쏟아 부으면서,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는 농촌실정에 부담없이 아이들을 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하신다고 한다.  학생수가 몇 명 안되기 때문에 학부모 부담이 너무 커서 아이들에게 마땅한 특별활동을 시키지 못하는 다른 학교에 비교될만큼 다양한 활동을 학교에서 대폭 지원을 하신단다. 올해는 읍지역에서 이 학교에 대거 입학을 시킨다고 한다. 대부분의 선생님이 광주에서 출퇴근하는 것을 이용, 그 차로 아이들을 통학을 시켜주겠다고 했단다. 또한, 옆 지역 학교와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 적은 인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신다고 한다.

학생수가 적으면, 그만큼 아이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는 장점도 많다. 이 장점을 어떻게 살릴것인가는 학교당국과 지역민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에 달려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농촌학교를 살리는 것은 농촌을 살리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들이 내 아이만의 진로를 고민하지 말고, 학교 운영위에도 적극 참가하여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아가는 넓은 생각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순희 (농민. 전남 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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