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소리’와 독립 언론의 길
‘시민의 소리’와 독립 언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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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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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주년 기념축사]

   
‘시민의 소리’가 창간된 지 4년이 되었다. 지난 2001년 2월 21일 창간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 동안 시민의 소리는 이 지역에서 지배 세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언론이 아닌 시민과 기층민을 대변하는 언론으로 기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동안 한국에는 ‘한겨레 신문’, 경향신문, 말지 등이 독립 언론과 시민저널리즘을 표방하며 기존의 제도권 신문과는 다른 대안 언론으로 활약해왔다. 광주전남에서는 ‘빛고을 신문’, ‘다른신문’이 독립 언론을 지향하며 태어났으나 얼마 가지 않아서 그 활동을 접고 말았다. 인터넷 영역에서는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이 활약을 하고 있으며, 광주전남에서도 ‘뉴스통’ 등이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의 독립 언론 시도와 그 성과는 미미하다. 독립 언론에 대한 희망과 열정이 모아져서 몇 차례 시도를 하였으나, 대부분의 신문들이 열정과는 달리 짧은 기간 안에 그 의도가 꺾이고 말았다. 시민의 소리만이 4년이라는 가장 긴 기간(?) 동안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민의 소리마저도 경영이 어려워서 소유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 과정에서 시민의 소리 가치를 유지하고자 했던 기자들이 떠나고, 유료부수의 증가도 침체되어 있어 앞으로의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과연 독립 언론이 가야할 길은 무엇이고, 이를 위한 생존의 조건과 토대는 무엇인가? 독립 언론이란 소유에서 대자본으로부터 자유스럽고, 경영에서도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명확하여야 하며, 편집에서도 편집권이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독자들의 목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독자위원회 설치, 움부즈맨 제도의 상시적 운영 등이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장치들을 가장 잘 마련하고 있는 것이 한겨레 신문이다. 그러나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한겨레 신문의 경영도 최악의 상황이어서 최근 중견기자들이 명예 퇴직을 하고 구조 조정을 단행 하는 등 독립 언론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 상황의 원인은 왜곡된 신문 시장 구조에서 비롯되는 외적인 요인과 시장에서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상품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내부적인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외부적 요인은 무차별 경품 제공과 무가지 살포를 통하여 부수 확장을 해나가는 왜곡된 유통 시장, 증면 경쟁과 섹션 면 확장 등을 통한 자본의 공세이다. 왜곡된 신문 시장과 자본의 총공세에서 자본력이 약한 독립 언론 등이 조중동 등 대자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 내적 요인으로는 충분한 보수를 받으며 잘 훈련된 기자들이 제공하는 경제면, 여성면, 문화면에서의 정보 제공과 비교하여 독립 언론의 상품 경쟁력이 낮다는 것이다.

‘시민의 소리’는 지금까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버텨왔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이다.  시민의 소리가 내외적인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여 이 지역에서 독립 언론, 대안 언론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 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시 한번 시민의 소리 창간 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임 동 욱 광주전남민언련 공동의장, 광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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