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출신 새내기 교사의 다짐
농사꾼 출신 새내기 교사의 다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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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농촌은]

   
담양 소쇄원 옆에 있는 "전남 교육연수원"에서 열흘동안 신규교사 연수가 이어지고 있다.

거의 대부분 사범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중후반의 푸릇푸릇한 신규교사들이다. 그 틈에서 나는 전남지역에서 좋은 교사로 새롭게 꽃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여러가지를 계획해 보고 있다.

30대 중반, 이제 큰 아이도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말에 모두 놀라는 기색이다. 더군다나 농사를 짓고 살던 농촌의 아줌마가 교사로 살기 위해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이곳에 섰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한다.

교육문제로 농촌을 등지는 현실 앞에서 아이들과 지역 학부모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간직했던 꿈이자 나의 가슴을 늘 두들기던 교사라는 옷을 입고 더욱 활발하게 살고 싶었다. 잘 할 수 있는 일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나를 거들었다.

전남은 매월 3천명, 1년에 3만 6천여 명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그 결과 최근 10년간 전남의 학생수는 11만6천여명이 감소했고, 6학급 이하의 소규모 학교가 4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농어촌지역 학교가 전체의 79%, 그중 도서.벽지학교는 1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바로 교육의 질적 문제로 이어져 교사나 학부모 모두 학력, 교육과정, 시설등이 열악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농어촌지역의 아이들은 도시에 비해 어렸을 때부터 보고 듣고 학습하는 것이 적어 더욱 학력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농어촌 지역의 학부모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우리 아이들을 보내도 될지 닥치는 걱정과 불안을 하게 된다. 그 지역의 교육이 형편없으면  자녀를 둔 사람들은 그 지역을 떠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곳 전남 신규교사 연수원에서 만난 교사들의 새로운 열정과 포부, 그 준비됨을 마주하고 있다보니 여러가지 꿈과 계획들이 속속 생각나곤 한다.

내가 가르쳐야 할 과목에 대한 전문성과 실력을 갖추고, 학생들의 수준과 흥미에 맞춰 우선 수업을 잘하고 싶다. 또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겪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다. 학생들이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미래의 삶을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겠다. 국어교사로서 학교 도서관도 제대로 운영해 보고, 아이들과 국어수업 외에 독서와 창작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은 기대에 설레기도 한다.

지역 학부모들과 동료교사들과의 올바른 소통과 실천으로 나의 역할을다하고 싶다. 참교육을 실천하는 교사가 되기 위한 약속과 계획을 되새기며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늦은 나이에 신규교사 연수원에서 학교로 가기위해 심호흡을 하고 있는, 이 '첫마음'을 평교사로 정년할 때까지 잊지 않겠다. 교사와 농민과는 비슷한 점이 많다. 텃밭에서 자라는 학생들이 잘 꽃피우고 열매 맺을 수 있도록 일해야 겠다.

/조경선 전남고흥. 시인. 교사 jksksh10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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