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화합과 통일의 원년으로
민족화합과 통일의 원년으로
  • 문병란
  • 승인 2004.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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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본지 발행인 문병란 시인
   
▲ 문병란 본지 발행인
20세기 잃어버린 세대를 자처했던 위대한 작가 헤밍웨이는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고 속삭였다. 너무도 평범한 말 같지만 지금에 와 되새겨 보니 명언 중의 명언이다.

 21세기 잠들기 전 내일의 태양이 뜨지 않을까 잠들기가 무섭다. 그만큼 절박한 위기와 회색빛 절망이 온 누릴 덮고 있다. 그러기에 이 평범한 금언에 귀 기울이게 되고 '비록 오늘 지구에 멸망이 올지라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자'던 철인의 말을 되새기게 된다.

2005년, 금년 을유년은 일제의 식민지 치하에서 광복의 기쁨을 만났던 그 민족해방의 날로부터 60년이 되는 해이다.  쌀 한 톨 남김없이 심지어 놋그릇이나 숟가락까지 죄다 공출당하고 산산이 부서진 땅에서 맨몸둥이 맨손으로  맞이했던 해방! 그러나, 우리에겐 민족 주체성을 갖고 자주독립 국가를 이룩한다는 꿈이 있었다.

그 꿈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재산이었다. 그날로부터 60년! 우리는 아직도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 민족 자주 통일의 독립국가가 되는 그날의 꿈을 이룩하지 못한 채 20세기를 넘기고 새로운 21세기를 맞고 있다.

개인에게나 국가에게나 꿈과 희망은 삶의 원동력이 된다. 지금 우리에겐 2만불 고소득의 풍요보다 60년 전의 꿈 자주 독립국가의 꿈이 더 소중하고 귀한 것이다. 우리는 악마가 속삭이는 2만불 소득의 퐁요 보다 진정한 민족적 희망의 재확인이 필요한 나라이다.

1945년 파쇼진영과 자유진영의 싸움, 그 싸움은 다름 아닌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쟁탈 겨루기에서 파생된 기형적인 세계대전이었다. 식민지 쟁탈에 비교적 늦게 눈을 뜬 독일이나 일본이 그 식민지 쟁탈의 종주국 대영제국의 세력에 맞서 일어난 일차대전 2차대전에 신흥 제국주의 후보국인 미국이나 소비에트가 끼어들면서 맞은 식민시대의 종결이었다.

그리하여 전개된 미국과 소련으로 양분된 세계의 이데올로기 시대, 그 희생양이 바로 한국의 남북분단이자 38선이란 민족의 천추의 한의 역사의 시작이었다. 그날로부터 겪은 60년의 동족상잔의 기나긴 싸움 그 비극의 역사를 되돌아보라.

인간으로서, 아니 같은 동족으로서 해서는 안 될 별의별 목불인견의 참혹한 분단 60년사의 비극을 겪고도 아직도 그 실마리마저 못 찾고 있는 이 지긋지긋한 분쟁의 땅 대결의 땅 휴전이라는 기나긴 준전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전전긍긍 안보제일주의의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정치.군사.이념적 대결 구도 속에서 2만불 고소득의 경제적 미래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핵무기까지 예상되는 현대전, 불과 몇 시간이면 2만불 고소득 시대가 잿더미가 되는 것은 눈 깜짝할 사이의 공포적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두고 광복 60년이 되는 2005년의 새해맞이는 어느 때보다 민족적 각성과 포부가 유다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는 2차 대전에 맞먹는 미증유의 동족상잔 6.25라는  한국전쟁 3년을 겪고 휴전이라는 위기상황 임시방편 소강상태의 휴전 속에서나마 남북이 대치국면 속에서 각살림을 꾸리면서 평화 지향적 UN에 동시가입 국가로서, 대결을 지양하며 평화통일에의 민족화합을 모색하고 있다. 

남북이 극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느냐, 아니면 제2의 6.25같은 전쟁재발의 위기를 맞아 멸망하느냐 그 기로에 서있는 형국이다. 미국의 대통령으로 재선까지 일궈낸 부시대통령의 으름장에서 6자회담을 전제로 한 유화책으로 북미관계가 소강상태의 모색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이라크의 비극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이 절박한 민족사의 기로에서 맞이하는 신년은 7천만 민족이 가슴에 손을 얹고 회오와 일대반성 참회의 기도 속에 맞이해야 할 것이다.  혹자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두고 보혁대결 운운하지만 민족문제 해결에 보혁대결은 선진국들의 농간을 못 벗어난 눈먼 심봉사의 아집이다. 남북이 전쟁에 말려들면 폭탄이나 총알이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여 날아다닐 것인가.

북한만 초토화시키고 점령한다?
흡수통일보다 한수 더 뜨는 이승만대통령의 구호인 북진통일 시대로 후퇴하려는가? 민족문제에는 결코 보·혁대결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산다는 가장 단순한 원리로 2005년은 민족이 하나 되는 통일 원년 평화통일 재확인의 민족적 화합을 제일의적 민족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오직 민족의 살길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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