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뒤집어보기]농민문제아닌 국가문제로 봐야
[신문뒤집어보기]농민문제아닌 국가문제로 봐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12.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쌀 재협상 관련 보도

대상:광남일보,광주매일,광주일보,광주타임스,무등일보,전남매일,전남일보
일시:2004년 12월 3일~12월 9일

쌀 관세화 유예 연장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자동관세화의 근거를 들어 이달 말을 협상 종료시한으로 잡고 협상을 일방적이고 급박하게 진행하고 있어 비난의 여론이 일고 있다.

벼농사 비중이 높은 전남 농민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이 지역의 농민, 농민단체, 시민들이 쌀 재협상과 관련하여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광주 지역 언론들은 이러한 중요하고도 급박한 요구를 외면하며, 소극적이고 형식적인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보도내용을 보면, 이 지역 신문 대부분은 7일자에 6일 진행된 전농광주전남연맹의 ‘쌀협상 무효-전면 재협상을 위한 12월 투쟁선포 기자회견’소식을 3단으로 싣고   8일자에 7일 열린 ‘쌀개방 반대 국민투표 쟁취를 위한 도민대회’ 시위를 사진과 함께 일제히 싣고 있다.
주로 전농의 투쟁소식만을 단순히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신문들은 쌀협상 문제를 정부와 농민간의 표면적 갈등으로만 초점을 모으고, 국가적 차원의 문제인 식량주권문제를 농민만의 문제로만 국한시키는 편협함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한 시각은 사설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데 무등일보 3일자 사설 <애타는 농심, 달랠길 없나>, 광주타임스 6일자 사설 <‘성난 濃心’ 방치할 것인가>, 광남일보 9일자 사설<실의에 빠진 농어민을 돕자>에서는 쌀 재협상의 피해자를 농민에게만 맞추고 농촌이 처한 상식적인 어려움을 나열하여 동정적인 시각만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농촌살리기 운동이나 적극적인 소비운동 등과 같이 근본적인 해결책보다는  협소한 대안을 내놓고 있어 지역민의 이해에 관해 강 건너 불구경식 자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5일 농림부가 발표한 수입쌀 재고량에 대한 집계를 일부신문이 6일자에 싣고 있는데 제목을 보면

전남일보 13면 <“쌀재고 급증 수입쌀이 부채질”>,
광남일보 4면 <수입쌀 재고 급증 ‘골캄>,
광주일보 5면 <쌀 최소시장 접근 수입물량 재고 눈덩이>,
무등일보 2면 <쌀 재고 급증 주범은 ‘수입쌀’>로 정부가 발표한 잠정 집계 자료를 인용 보도할 뿐이다.

7일자에 전남도의회의 ‘친환경 농업 육성정책’에 대한 도의원들의 질의를 싣고 있는데 도정질의에 대해 현장 중계식 보도를 하고 있을 뿐이다. 쌀재협상과 연관지어 심도 있는 전망과 지적은 없어 아쉽다.

무등일보 3면 <“ 친환경농업 실현성 한계”>
광주타임스 3면 <“말로만 친환경 농업”>,
광남일보 3면 <친환경농법 실효성 추궁>,
전남일보 3면<전남도 친환경 농업 ‘ 도마위’>

대부분의 신문과는 달리 광주일보와 전남일보의 경우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서 눈에 띈다.

전남일보의 경우 7일자 3면 <정부협상안 국내-외 난관 봉착>의 기사에서 정부의 쌀협상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농민단체 반발과 향후 전망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정리하고 있다.

다행히도 광주일보는  2월부터 < ‘쌀의 해’ 연중기획시리즈-전남쌀을 대표 브랜드로 >라는 기획기사를 꾸준히 싣고 있는 가운데 <쌀 재협상과 관련하여 쌀개방시대- 전남 농업 어디로 가야 하나>의 타이틀로 지난주부터 6회에 걸쳐 싣고 농업현실과 대안을 짚고 있다.

11월 29일자 1면 1.무안 정세진씨의 손익 계산서 <75마지기 年수익 고작 1.700만원>.
11월 30일자 3면 2.준비 없는 개방 <구조조정 차일피일 10년 허송>
12월 1일자 3면 3.농가피해 어느 정도 인가 <농가 年 2천968억 손해 발생>
12월 3일자 4면 4.친환경이 대안될 수 있나 <고령화?예산확보 재배확대 걸림돌>
12월 6일자 5면 5.농촌 살리기 종합대책 시급 <단기적 ‘지불제’보단 장기대책을>
12월 7일자 5면 허상만 농림부장관에 듣는다 <“쌀 값 떨어져도 농가소득은 보장”>의 기사를 통해 농촌의 현실을 잘 짚어주는 바람직한 보도라 할 수 있다

지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후를 보더라도 더욱 취약해진 식량 자립도와 농업 기반의 약화가 이번 쌀 재협상 이후 농촌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는 매우 높다.

지역 언론은 ‘개방대세론’에 섣불리 동조하는 태도, ‘쌀은 농민 문제’라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더욱 적극적이고 심층적인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역의 독자들은 지역의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신문을 선호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광주전남민언련 신문모니터분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