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한테 맞았다-때린적 없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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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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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폭행" "때린적 없다" '캐리어' 한승륙씨 폭행사건 진실공방 한씨 "농성장 들어갔다 잡혀가며 집단구타당해" 경찰 "조사과정서 민노총 관계자 만난 뒤 발작" 지난달 29일 새벽 발생한 캐리어 사내하청 노조원 한승륙씨(34)씨 폭행사건을 두고 피해자와 경찰측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어 사실이 확인되면 어느 한 쪽의 도덕성이 치명적으로 손상될 것으로 보인다. 한씨 폭행사태를 두고 피해자는 경찰에게 맞았다고 주장하고 경찰은 때린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씨는 지난 29일 새벽 2시 30분께 광주시 광산구 하남공단 캐리어공장 조립룸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동료 노조원들을 돕기위해 다른 동료들과 함께 담을 넘어 들어갔다가 청원경찰들에 붙잡혀 집단구타 당한 뒤 경찰에 인계돼 또다시 경찰들에게 구타당했다고 주장하며 현재 조선대병원에 입원중이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와 캐리어 사내하청 노조,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철폐 및 권리확보를 위한 광주전남운동본부는 30일 오후 2시 캐리어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상조사와 관련자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강진성 광산경찰서장은 이와관련 "당시 부하직원들이 한씨를 구타한 적이 없고 때릴만한 이유도 전혀 없다"며 경찰구타설을 완강히 부인하는 한편 "조사과정에서 민주노총과 금속연맹 광주전남본부 관계자가 다녀간 뒤 발작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양쪽의 주장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한씨는 "사고가 발생한 날 동료 10여명과 캐리어 후문쪽 담을 넘어 들어갔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용역깡패들에게 집단 구타 당하고 끌려다니다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며 "연행되던 중 경찰 봉고차 안에서 경찰 안전모를 씌워놓고 4명의 경찰들이 쇠몽둥이로 머리를 때리는 등 30여분동안 또 다시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처럼 두들겨맞아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같은 날 오후 1시쯤 의식을 잃자 그 때서야 인근 호산병원으로 후송됐다"는 것. 하지만 강서장은 이에대해 전혀 다른 상황설명을 하고 있다. 강서장은 "그날 새벽 캐리어 회사측으로부터 '직원 한명이 담을 넘어온 사내하청 노조원으로부터 쇠파이프로 맞아 중상을 입었다. 때린 사람(한씨)을 잡아놓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1개중대를 이끌고 현장에 가 보니 싸움은 다 끝나 있었다"며 "박승호 경사 인솔하에 피의자인 한씨를 인계받아 멀쩡한 상태에서 조사하던 도중 민주노총과 금속연맹 관계자가 다녀간 뒤 한씨가 헛소리를 하며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강서장이 직접 언급은 안했지만 노총 관계자들이 수사중인 피의자를 면담한 뒤 회사 청원경찰에게 맞은 상황을 경찰에게 맞은 것으로 조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뉘앙스다. 강서장은 "직원들이 다소 흥분돼 있었다면 (구타 등)원치않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당시 상황은 회사측과 노조측간 싸움이 끝난 상태에 경찰이 도착해서 전혀 그럴만한(구타 등) 이유가 없다"며 경찰 구타사실을 부인했다. 반면 호산병원에 후송된 뒤 다시 조선대병원에 입원한 한씨는 이날 "연행과정에서 내 머리를 잡아 차량 철망에 부딪치고 뺨을 때리는가 하면 경찰 안전모를 씌워놓고 쇠파이프로 때렸다. 또 머리 숙이라고 한 뒤 마구 발로 짓밟는 등 수도 없이 맞았다. 때린 경찰들 얼굴을 기억하고 있으며 대질신문이라도 하라면 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최근 부평 폭력진압 사태로 정부와 노동계 양측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서 맞았다는 한씨와 경찰의 입장이 정반대여서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인지 진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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