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무책임한 보도-캐리어 강제진압 불렀다?
무등일보 무책임한 보도-캐리어 강제진압 불렀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확인취재도 않고 '흘러나온' 사실 기사화/ 사측 유인물로 제작 살포 원청 노조원 자극/ 최소한 기사 구성 요건도 안갖춰-보도배경 의혹/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6일째 공장점거농성중이던 대우캐리어 하청노조원들에 대한 구사대의 강제진압사태 배경에는 한 지역 신문의 무책임한 보도도 한 몫했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보도는 무등일보 1일자 18면(사회 2면)에 게재된 '(주)캐리어 본사 이전 검토'제하의 3단 기사로 '하청노조 공장 점거 장기화'란 부제까지 곁들여 캐리어가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민감한 뉴스를 다루고 있다. 이 기사는 이날 아침 보도되자 마자 누군가에 의해 B4 크기의 유인물로 제작돼 점거농성이 진행중이던 캐리어 공장 곳곳에 배포돼 원청 노조원들의 불안감과 위기감을 자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종쇄 금속연맹 광주전남본부 부위원장은 "아침에 협상차 들렀던 점거농성 현장에서 무등일보 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린 유인물이 손가락 두께로 여기저기 배포된채 원청 노조원들에게 읽히고 있었다"며 "그 때 한 노조원이 유인물을 내밀며 '봐라, 회사 다 망하게 생겼다. 어떻게 하겠느냐'며 따지듯 항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원청 노조원들의 위기감을 조장할 목적으로 제작 살포한 듯한 유인물에 게재된 이 기사는 최소한의 구성요건도 갖추지 않아 보도 배경과 관련, 하청노조원들로부터 강한 의혹까지 받고 있다. 실제 이 기사는 리드를 '…(주)캐리어가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공장이전이나 자본철수를 단행할 경우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물론 하청업체의 도산과 대규모 실직사태로 이어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로 잔뜩 위기감을 강조하고 있으나, '본사 이전 검토'의 구체적인 취재원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기사를 작성한 취재 기자는 "광주시 대책위 간부들간에 회의하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말로 알고 있다"며 "아니땐 굴뚝에서 연기나겠느냐"고 말했다. 민감한 현안을 직접 확인취재도 하지 않고 전해들은 얘기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다. 특히 이 기사는 (주)캐리어 관계자가 '공장 이전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와전된 것 같다'고 밝힌 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광주시가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식의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도 있듯이 회사측이 공장이전 검토 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기사 제목이 '캐리어 본사 이전 검토'라고 단정적이고 큼지막하게 뽑힌 배경도 의문거리다. 송영진 캐리어 사내하청노조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기사로 구사대 강제진압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며 "파업농성중 가장 민감한 문제를 어떻게 이처럼 무책임하게 보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무등일보 기사 원문(5월 1일자)을 첨부합니다. 하청노조 공장 점거 장기화 (주)캐리어 본사 이전 검토 <속보>광주시 광산구 (주)캐리어 하청노조의 공장 점거농성이 6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노조설립과 관련한 분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주)캐리어가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주)캐리어가 공장 이전이나 자본 철수를 단행할 경우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물론 하청업체의 도산과 대규모 실직사태로 이어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30일 광주시와 (주)캐리어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주)캐리어의 인력 하청업체인 명신실업 등 6개 업체 비정규직 직원 460여명이 사내 하청 노동조합을 결성, 사측이 최초 노동조합 발기인을 부당 해고하자 공식 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캐리어 사내 하청 노조사태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하청업체 조합원들간 폭력사태와 지난 25일부터 조합측 노조원 80여명이 공장 점거농성에 들어가면서 분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주)캐리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공장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하청노조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다른 대책을 강구중인데 이야기가 와전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광주시는 (주)캐리어의 이전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해 대책회의 등을 가졌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주)캐리어는 지난 90년 5월 본사를 광주시 광산구 장덕동 하남공단으로 옮겨온 후 로타리 컨프레서 8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