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세'의 작은 마음이 작은 위로된다면...
'따세'의 작은 마음이 작은 위로된다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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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 돕는 봉사모임 '따세' 사람들/ 작년 '따뜻한 세상만들기' 홈개설후 회원 5백명/ 12월 담양 '빛고을 공동체'와 오프라인서 인연/ 나이.사는곳.하는 일 달라도 '나눔의 마음' 같아/ 유난히 햇빛이 따스했던 22일 첨단지구 호수공원에선 100여명의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처음으로 휠체어를 밀어보았습니다. 정말 힘들더라구요"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행복했지요" 서투른 솜씨였지만 '따세' 가족들은 '빛고을 공동체' 사람들의 손과 발이 되어 열심히 뛰어다녔다. 혼자서는 손 하나 까딱하기도 힘든 장애우들에게 이날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봄나들이'이었다. 32명의 장애우들과 이제 한 몸이 된 '따세' 가족들. 이들은 전문적인 사회복지사들이 아니다. 그렇다고 남을 풍족히 도와줄 만큼 여유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남을 도우고 싶다는 작은 마음에 '따뜻한 세상 만들기'(kj.ddase.wo.to)에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봉사방법을 찾는 분들이 많았나봐요. 홈페이지를 개설한지 1년도 채 못됐는지 회원이 벌써 5백명을 넘었습니다" '따세'를 개설한 황덕주씨(31·광주시 북구 오치동)의 이야기다. 황씨는 지난 8월 광주 사회복지사들의 의견 교환을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하지만 황씨는 세상을 밝게 만드는 사람들은 몇몇 복지사들이 아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따세'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 후 10대에서 5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고 사는 곳, 하는 일도 다른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나도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공통분모를 안고. 이렇게 하나 둘 '따세'의 주인이 된 사람들은 온라인 모임을 갖은지 4개월째 되던 지난해 12월 큰 결심을 했다. 말이 아닌 실천 속에서 '따뜻한 세상 만들기'를 시작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 그리고 '따세'는 손길이 필요한 수많은 곳에서도 '빛고을 공동체'를 선택했다. 당시 담양 삼만리라는 외진 곳에 위치한 '빛고을 공동체'는 많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이 둥지를 틀고 있었지만 비인가라는 이유 때문에 사회 관심에서 제외된 '외딴 섬'이었다. 널려져 있는 빨래, 청소, 목욕 시키기, 보일러가 없어 아직도 장작을 떼는 이곳에 장작을 모으는 것은 당연 따세의 몫이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문을 들어서자마자 팔을 걷어 부친 따세 가족들의 노력봉사. 이것이 바로 장애우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사랑이었다고 빛고을 공동체 박정숙 원장은 전한다. "사랑은 베푸면 베풀수록 더 많이 주고 싶은 것". '따세' 가족들이 아직도 공동체를 잊지 않고 찾는 이유다. 모임의 횟수를 거듭할수록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미루지 않고 서로 손을 내밀고 잡아주는 따세와 공동체 식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공감할 수 있었던 말입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모임을 갖다온 다음날이면 이런 수많은 글들이 따세 게시판에 오른다. 이런 생생한 느낌들이 또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모임이 활성화 되는 첫 번째 비결이다. 그래서 "가족 중에 한 사람이 따세에 가입하면 가족 전체가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고 황씨는 말한다. 인터넷 모임의 장점이자 단점은 가입과 탈퇴가 '클릭' 한번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따세 가족들은 '탈퇴'라는 것을 모른다. 그들의 사랑을 꾹꾹 눌러담아 채우고 또 채우기만 할 뿐. 그래서 따세 가족들의 만남, 공동체와의 인연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하게 엮어져 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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